웹소설 창작 아웃사이더
- 최초 등록일
- 2021.06.21
- 최종 저작일
- 20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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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10회 분량이며 완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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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난 어려서부터 왜소했다. 친구들이 쑥쑥 커갈 때 내 성장은 이상하리만큼 더뎠고, 그 탓에 마음의 크기도 조금씩 작아져 갔다. 사람들과 눈을 마주치는 것조차 힘들어하고, 대화할 땐 심하게 더듬거렸다. 이런 내 모습이 익숙해질 만도 한데 시간이 갈수록스스로 더 위축되었고, 이젠 마음의 문을 완전히 닫아 버렸다. 그러니까, 자발적 벙어리가 되어버린 것이다.
“너, 형하고만 얘기할 거야? 다른 사람들은 네가 벙어린 줄 알아. 멀쩡한 입 놔두고 왜 말을 안 해. 형 답답하게 자꾸 그럴래? 이제 그만할 때도 됐잖아.”
“혀..형 말고는 따.딱히 얘기할 사람도 필요도 없어. 난 그..그냥 이대로가 좋으니까 잔소리 그..그만해”
물론 예외는 있다. 내 친형, 지훈이형과는 대화를 한다. 형은 나와 다르게 건장한 체구에 눈빛은 살아 있고, 중저음의 목소리엔 자신감이 넘쳤다. 이런 형을 늘 동경해왔던 나였기에 지금의 내 모습이 더욱 미워졌을지도 모른다. 항상 부모의 빈자리가 되어주겠다 약속한 형은 이런 내 모습이 답답할 거다. 집 밖을 나서는 내 뒷모습을 보며 형은 크게 한숨을 쉰다. 형의 한숨에게 미안하지만 나도 왜 이러는지 잘 모르겠다.
집을 나선 오늘, 공기가 상쾌하다. 대화할 친구는 없지만, 대학에 입학하고 나선 괜히 기분이 좋다. 대학의 꽃이라는 MT도 불참하고, 혼자 캠퍼스를 매일 같이 거니는 게 일상이 됐지만 말이다. 저기 멀리엔 같은 학과 동기들의 모습이 보인다. 그중 몇몇과 눈이 마주쳤지만 다들 눈길을 돌린다. 이런 상황이 익숙하다. 오히려 편하기까지 하다.
대학에선 난 벙어리가 되어 있었다. 교수님들조차 나를 말 못하는 학생으로 알고 있고, 여러 면에서 배려해주려는 모습이 보였다. 조별 과제가 있을 땐 내가 소속된 팀은 메신저로만 대화를 나눌 수 있게 해준다든가, 발표 대본을 대신 제출하도록 해주셨다. 그래서 말을 할 줄 안다는 사실이 알게 되면 일이 커질 것 같다. 그래서 더욱 입을 닫고 다니는 이유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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