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자유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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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 주체, 타자 등에 관해 얘기하면서, 특히 인간의 욕망은 모두 타자의 욕망이라는 라캉의 담론을 접하면서 나는 답답함에 휩싸일 수밖에 없었다. 먼저 해결되어야 할 문제가 아직 풀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의 욕망이 나에게서 기인한 것인가, 아니면 주변 인물들에게서 기인한 것인가를 성찰하기 위해서는 먼저 순전히 나의 ‘의지’대로 이뤄지는 사고가 있긴 한가─즉 인간의 자유의지에 관한 문제가 해결되어야 하지 않을까? 나의 사고가 뇌의 프로세싱에 불과하고, 뇌라는 물질덩어리는 유전자, 혹은 외부 환경에서 오는 자극 등 또 다른 물질적 요인에 영향을 받는 것이라면, 나에게서 비롯되는 욕망이란 애초부터 있을 수 없다. 따라서 나의 욕망과 타자의 욕망에 대한 수유너머에서의 모든 논의는, 인간에게 자유의지가 있는가라는 질문이 해결되지 않은 이상 언제든 무너질 수 있는 논의로 비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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