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태준의 <내가 사모하는 일에 무슨 끝이 있나요>
- 최초 등록일
- 2020.10.12
- 최종 저작일
- 20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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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문태준의 『내가 사모하는 일에 무슨 끝이 있나요』를
읽고 쓴 리폿 입니다. 좋아하는 시인이고 좋은 시집 입니다.
참 아름다워서 여러 번 읽고 그랬습니다.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목차
1. 문태준
2. 시인 문태준
3. 그의 시
1) 언덕
2) 입석(立石)
3) 염소야
4) 병실
5) 샘가에서 어머니에게
4. 문태준의 『내가 사모하는 일에 무슨 끝이 있나요』
본문내용
2. 시인 문태준
한 때 나는 모교에 작가가 방문하면 틈틈이 찾아갔다. 좋아하는 작가들 위주였지만, 관심이 없는 작가라도 호기심에 찾곤 했다.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가방에 넣고 싸인을 받고 싶었던 까닭도 있다.
지금이야 작가의 싸인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지만, 그 당시엔 한 작가의 친필 싸인을 내가 읽은 책에 남긴다는 게 특별한 의미로 다가왔다. 거의 모든 작가들이 내가 몇 권씩 챙겨간 책더미를 보고 기뻐했다. 어떤 작가는 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작가 자신이 아끼는 책이라며 이 책을 읽어줘서 고맙다고도 했다.
단 한 명의 작가만 제외하고 그랬다. 그 작가는 내가 챙겨 간 너댓 권의 책을 보더니 책이 많다며 그 중 한 권만 싸인 해주겠다고 했다. 작가의 친필 싸인을 받는다는 건 생각하기 나름이라서 아주 하찮고 쓸 데 없는 일일 수 있다.
<중 략>
3) 염소야
염소야, 네가 시름시름 앓을 때 아버지는 따뜻한 재로 너를 덮어주셨지
나는 네 몸을 덮은 재가 차갑게 식을 때까지 너의 곁을 지켰지
염소야, 새로 돋은 풀잎들은 이처럼 활달한데
새로 돋은 여린 풀잎들이 봄을 다 덮을 듯한데
염소야, 잊지 않고 해마다 가꾼 풀밭을 너에게 다 줄게!
네가 다시 살아 돌아오기만 한다면!
아, 나는 아직 기억한다. 작은 병아리가 눈을 감던 때를. 작은 병아리의 감은 눈이 선뜻 무서워질 때를. 따뜻하던 작은 몸통이 가볍게 스러질 때를. 가만히 안다가 더는 손에 댈 수 없게 변하던 때를. 학교 앞에서 병아리를 사오지 않았다면 아직 살아있었을지도 모른다고 나는 굳어진 병아리를 보고 또 보았다.
시름시름 앓던 염소에게 시인의 아버지는 따뜻한 재를 덮어주신다. 어린 시인은 그 재가 차갑게 식을 때까지 그 옆을 지킨다. 새로 돋은 풀잎들은 활달하고 새로 돋은 여린 풀잎들은 봄을 다 덮고 있다. 어린 시인은 염소가 살아나길 기도한다. 해마다 가꾼 풀밭을 염소에게 다 줄테니 살아 돌아오라고 한다.
참고 자료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