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오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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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사랑의 열병에 오래도록 허덕이던 적이 있었다. 지금은 조금 시간이 지난 일이다. 나는 한 사람을 5년동안 좋아했고, 결국은 고백하지 못한 채 홀로 마음을 접었다. 글쎄,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내가 그 사람에 대해 얼마나 많이 알고 있을까 싶다. 그러나 이것 한 가지는 또렷하다. 참 멋진 사람이었다. 너무 멋진 사람이어서, 그 사람을 좋아하는 내내 열등감과 애달픔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나보다 훌륭한 사람을 좋아한다는 것과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사람을 좋아한다는 것이 얼마나 비참해지는 일인지 나는 오래전에 이해했다. 그리고 나는 오델로에게서 예전의 내 모습을 봤다. 그의 사랑은 한 번도 이루어진 적이 없다. 이뤄질 수도 없다. 오델로가 흑인이며, 무어인인 이상 이 오페라는 희극이 될 수 없다. 오델로의 자격지심이 언제까지나 데스데모나를 짝사랑했을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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