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때로는 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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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한 개인의 삶에는 그 개인과 함께 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가족이란 이름의 부모·형제부터 시작해서 핸드폰에 저장되어 있는 수백 명의 친구와 지인들, 그리고 옷깃만 스친 어쩌면 서로 얼굴도 잘 모를 사람들까지. 우리 각자는 이들과 함께 평생을 살아간다. 누군가와는 매우 가깝게, 또 다른 누군가와는 적당히 ‘아는 사이’로. 그런데 ‘나’는, 우리 각자는 정말 그 사람들과 늘 ‘함께’ 살아가는 것일까란 의문이 든다. 벌써 재작년이다. 수능을 끝마친 나는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정말 아무 계획도 없이 갑자기 부산으로 여행을 떠난 적이 있다. 그렇게 갑자기인 만큼 물론 ‘혼자서’ 말이다. 그렇게 갔다 오고 난 후 주변 사람들에게서 겁이 없다는 둥, 뒤늦은 사춘기냐는 둥 그런 말들을 많이 들었다. 그렇지만 나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그 시간이 나에게 있어 웬만한 귀한 것과는 절대 바꾸지 않을 가치 있는 시간이었노라고. 사실, 따져보면 아무 계획 없이 간 것이었기에 한 것도 별로 없다. 새마을호를 타고 부산에 도착해서 태종대 전체 코스를 2시간 걷고, 남포동에 가서 시내 구경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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