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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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읽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새벽에 부엌 냉장고에서 맥주를 꺼내 마시면서 쓴 소설
하루키를 지금의 하루키로 만들어 준 소설이다.
이 책을 읽고 하루키의 다른 책들도 읽고 나서야 그가 어떤 기분으로 이 소설을 썼는지 알게 되었다. 스물아홉의 봄날, 재즈카페를 운영하며 빚을 갚아 나가고 있던 시절, 그는 혼자 야구를 보러 갔다.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시원하게 뻗어나가는 2루타 안타를 보고 깨닫는다. 나도 소설을 쓸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문뜩 떠올랐다고 한다. 재능이나 능력이 있든 없든, 나 자신을 위해 무엇인가 써보고 싶다는 생각에 쓰게 된 소설이 이 책이다.
문체는 단순하고, 내용은 간단하다. 읽고나면 이쯤 되면 나도 소설을 쓸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근거 없는 자신감도 생긴다. 가끔 심플하고 유용한 제품을 보면 나도 이정도는 만들 수 있겠다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그러나 그 심플함이 수많은 고민과 시행착오를 거쳐 만들어진 노력의 산물이라고는 쉽게 생각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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