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별짓기 - 구별되지 않으려면 ‘올레’를 걸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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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올레‘가 열풍이다. 열풍 속에 점점 ’올레‘는 성역이 돼가고 있다. 제주의 새로운 관광자원으로서 가치가 나날이 늘어가기 때문인지 괜히 올레에 대해 비판적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는 제주도 안에서 ’왕따‘를 각오해야 할 정도가 됐다. 올레열풍에 반박하는 비판의견을 보기가 쉽지 않으며 - 특히 도내 언론을 보면 더욱 그렇다 - 올레를 상찬하기 위한 말과 몸짓이 갈수록 경쟁적인 양상이다.
나 역시 ‘올레’를 걸었다. 책자가 안내하는 코스 하나를 골라 걸었는데 솔직히 대중들의 상찬만큼 감흥이 크지 않았다. 코스보다 매일 저녁 운동삼아 걷는 집주변 도로가 더 내겐 짜릿한 기분을 준다. ‘올레’가 주는 감흥은 길을 걷는 것과 함께 ‘사색’의 공간을 제공해야 할 텐데 관광객이 워낙 많이 찾다보니 막상 올레에서는 이런저런 소음에 뒤섞여 사람들에 앞서 빨리 걸어야 하는 조바심을 갖게 된다. 더구나 땅 위에 인위적으로 설치된 목재 산책로는 자연적으로 형성된 길의 향기를 인공적인 구조물이 덮고 있다는 인상마저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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