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 노름과 사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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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후기에 성행한 노름과 이에 따른 빚은 양반이라고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19세기에 살았던 양반인 양사헌도 노름빚에 시달렸는데, 채권자인 이기찬에게 빚을 갚아가는 과정에서 수령에게 탕감을 보증하는 문서를 남겨 달라 탄원한다. 그런데 이 탄원서에는 세 가지 의문점이 있다. 첫째, 양사헌이 왜 이기찬이 억지를 부릴 것이라 지레짐작하여 판결문을 남겨달라고 했는지이다. 조선시대의 감옥은 가혹하기가 그지없었으므로, 양사헌의 입장에서는 감옥에 다시 가지 않기 위해서라도 채무관계를 확실히 해둘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당시 빚을 관에 납부하고 받는 영수증격인 자문을 생각해볼 때, 굳이 탄원서를 제출해야 했나하는 의문이 남는다. 둘째, 수령이 관아에 노름빚을 납부하도록 조처한 것이다. 본래 채무관계는 당사자들끼리 해결하는 것이 원칙이며, 관에 납부기한을 두며 기한을 넘겼을 시 심하게 매질했다는 부분은 다소 지나친 감이 있다. 셋째, 한겨울임에도 불구하고 수령은 양사헌에게 가혹한 형벌을 내렸다는 것이다. 이는 『경국대전』을 어기는 지나친 조치였다.
양사헌의 사촌 형인 양사평의 탄원서를 분석하면 이기찬과 양사헌이 함께 노름을 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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