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 문제 제기
2. 중세적 사랑이 나타난 시조
3. 탈중세적 경향의 시조
4. 탈중세적 경향의 원인
5. 결론
본문내용
1. 문제 제기
20세기 초반은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양한 문학 담론이 나올 수 있겠지만, 근대적 성향과 관련해서는 연애라는 담론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개화라는 큰 시대사조 아래 서구문물과 기존 사상의 모순이 발생하고, 교육열과 문화열이 팽창해 오르던 혼잡한 시기에 연애는 대중의 폭발적인 반응에 힘입어 시대를 표상할 수 있는 하나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며 근대문학의 지평을 열었다. 한국 근대문학이 연애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출발하였다는 사실은, 이 시기 문학이 감정을 지닌 존재로서 인간이 무엇인가를 질문하는 동시에, 특정한 방향으로 근대 주체로서의 인간을 기획하는 이중의 차원에 연루되어 있었음을 가리킨다. 전통적이고 유교적인 인간관이 지배하고 있던 한국이라는 사회에 주체적인 서구의 인간상이 유입되며, 지식인들로부터 ‘인간’ 혹은 ‘인간’의 주체성에 대한 물음이 시작된 것이다. 또한 이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었던 근대로의 전환기에 피동적 개체가 아닌 능동적 주체로서의 인간상을 보여주고자 했다.
이 담론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는 연애라는 ‘용어’가 개화의 물결과 함께 밀려온 일본소설의 영향에 의해 만들어진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용어와 대응하는 실제의 어떤 것은 이미 존재하고 있었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연애라는 담론은 어느 한 순간 터져버린 것이 아니라 조선 후기 시가문학이 내재하고 있던 탈중세적 경향의 연장선에서 발생한 것이다.
이러한 탈중세적 경향의 배경에는 임병 양란 이후 지속된 조선 전반에 걸친 변화의 움직임이 자리하고 있다. 농업과 상업의 발달에서 시작된 변화의 기운은 궁극적으로 도시에 집결되었고 이는 곧 도시공간의 확대와 성장으로 이어졌다. 도시의 성장으로 시정문화가 발달되었으며 이는 여가를 위한 문화의 초보적 형태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조선시대를 지배해온 교화론적 예술관의 균열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중세에 지배적일 수밖에 없던 사대부문화 중심의 문화구도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참고 자료
고려대학교 고전문학·한문학연구회 편, 『19세기 시가문학의 탐구』, 집문당, 1995.
고미숙, 『18세기에서 20세기 초 한국 시가사의 구도』, 소명, 1998.
김왕배, 『도시, 공간, 생활세계』, 한울, 2000.
김지영, 『연애라는 표상』, 소명출판, 2007.
김흥규, 『한국문학의 이해』, 민음사, 1986.
나정순, 『한국 고전시가 문학의 분석과 탐색』, 역락, 2000.
박노준, 『고전시가 엮어읽기 상』, 태학사, 2003.
박노준, 『조선후기 시가의 현실인식』,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 1998.
박애경, 『새 민족문학사 강좌 1』,창비, 2009.
박애경, 『한국 고전시가의 근대적 변전과정 연구』, 소명, 2008.
김흥규, 「조선 후기 시조의 “불안한 사랑” 모티프와 “연애 시대”의 전사」, 『한국 시가연구』24, 2008.
이도흠, 「18~19세기의 시조에 나타난 사랑의 태도 유형 분석」, 『한국문학이론과 비평』4, 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