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비숍의 시학: 감춤으로 드러내기
- 최초 등록일
- 2015.06.17
- 최종 저작일
- 20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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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들어가며
2. 「대기실에서」
3. 나오는 말
본문내용
1. 들어가며
생전에 인정받지 못하던 예술가의 작품들이 사후에 그 빛을 발하는 경우는 적지 않다. 저 유명한 네덜란드 화가 고흐가 그랬고, 고갱, 에밀리 디킨슨, 프란츠 카프카 등 예술계의 거의 모든 분야에서 예술가가 죽은 뒤에 알려지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엘리자베스 비숍(Elizabeth Bishop)도 그 중 한 사람이다. 그녀는 생전에 많은 동료 예술인들에 의해 상찬받아왔으나 대중이나 비평계에서는 미미한 인지도밖에 얻을 수 없었다. 그러나 그녀의 죽음이 있었든 1979년 이후 소위 “비숍 현상” (Bishop Phenomenon)이 시작되었다. 생전에 그녀의 시는 어떤 시적 유행에도 치우치지 않았고 어떤 시파에도 가담하지 않음으로써 “플라스(Syliva Plath), 섹스턴(Anne Sexton)의 과감한 문체, 리치(Adrienne Rich)에 의해 형성된 페미니스트의 저항의 시학, 베트남 전쟁에 대한 정치적 항거의 시학에 비해 지나치게 점잖은 것으로 보였을 수 있다” (김양순 26). 그러나 이런 절제와 중용의 미학이 비숍의 사망 후 “세상을 열렬히 사랑하며 삶과 삶 속에 존재하는 모순적이고 상반적인 모든 요소들을 공존시키고 이를 사랑으로 채우며 하나로 통합시키고 있는 시인으로 재평가를 받고 있다” (윤명옥 95).
<중 략>
“고모가 안에 있는 동안” 화자는 “화산의 내부”를 본다. 화자가 처음 본 것은 화산의 내부이다. 표면과 내면이 서로 다른 사물이다. 딱딱하고 차가운 고체로 이루어진 산 내부에 뜨겁고 요동치는 것이 대기한다. 비숍은 이 대목에서 이 시가 향하고 있는 방향에 대한 단서를 제공한다. 화자가 있는 곳은 대기실이며, 고모는 안쪽으로 들어가있다. 대기실, 즉 바깥에서는 들여다 볼 수 없는 곳이고, 그 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는 들어가기 전까지는, 혹은 그 안에서 무엇인가가 새어나오기 전까지는 알 수 없다. 고모가 화자로서는 알 수 없는 미지의 공간에서 미지의 시간을 보내는 동안, 화자는 혼자서는 들여다 볼 수 없는 화산의 내부를 네셔널 지오그래픽 잡지를 통해 들여다본다. 그리고 그 안이 “검고, 재로 가득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는 시의 뒤쪽에서 고모가 고통의 신음소리를 내는 것을 듣게 되었을 때 환기될 수 있는, ‘감춰진 어둠’이다. 화산은 이를 곧 밖으로 쏟아낸다.
참고 자료
김양순. 「무어, 로월과의 관계 속에서 엘리자베스 비숍 읽기--비숍 시의 “내적 특성” 들여다보기」.『영어영문학』 55.1 (2009):25-59. Print.
윤명옥. 「뫼비우스의 띠로 본 엘리자베스 비숍의 대기실에서」. 『서강인문논총』 27. (2010): 93-119. Print.
Bishop, Elizabeth. The Complete Poems 1927-1979. New York: Farrar, Straus and Giroux, 1983. Print.
Goldensohn, Lorrie. “The Body’s Roses: Race, Sex, and Gender in Elizabeth Bishop’s Representation of the Self”. Quoted in Elizabeth Bishop: The Geography of Gender(Feminist Issues : Practice, Politics, Theory). ed. Marilyn May Lombardi. Charlottesville, VA: Virginia UP. 1993
Travisano, Thomas J. “Elizabeth Bishop”. ResearchGuide to Biography & Criticism Vol.1 (1985): 87-89. Print.
-------------------------. “Elizabeth Bishop Phenomenon”. New Literary History 26.4 (1995): 903-930. Pri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