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공에의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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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흐른다. 물결처럼. 모든 것은 흘러가고, 갈라지며, 떠나간다. 세상의 이치가 그런 것이다. 세상을 바꾸겠다는, 불합리한 체제를 함께 뒤엎겠다는 패기의 청년들은 그들에게 냉소적인 사회에 무참히 부딪히고, 밟히면서 각자의 길을 떠나기 마련이다. 부모 눈에는 영원히 아기일 것만 같은 자식들이 둥지를 떠나는 것 역시, 피할 수 없는 순리이다. 1988년에 나온 영화 <허공에의 질주>는 바로 그러한 순간들을 마주한 어느 가족의 이야기이다.
허공에의 질주, 이 제목은 난해하면서도 간단명료하다. 허공을 향해 질주하다... 감독은 무엇을 말하고 싶은 것일까? 아마도 ‘우리들은 허공, 즉 무(無)로부터, 무(無)를 향해, 무(無)임에도 질주한다, 계속하여 살아 나아간다.’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먼저, 영화 속 부부는 어떤 질주를 해왔을까? 아더 포프와 애니 포프는 자신보다는 세상을 더 사랑해왔다. 그들은 젊은 시절 베트남 전쟁의 잔혹성과 인권에 대해 부르짖었고, 자본주의의 악랄함을 사회에 고발해왔다. 그들의 말에, 신념에 그 누구도 귀 기울여주지 않는 허공을 향한 외침이었기에, 때로는 다소 급진적인 방법으로 외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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