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어왕 연극을 본 후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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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러한 타자화를 만들어내는 요소들은 '문'을 제외한 다른 것에서도 많이 드러나는데, 가령 인물들의 대사나 행동이 상당히 부자연스럽고 오히려 기계적이고 감정에 따른 변화가 적은 데, 이런 것을 통해 관객들은 좀 더 거리를 가지고 등장 인물들을 바라보게 되고 보다 냉정하게 평가를 내릴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나는 스즈키 다다시의 '리어왕'은 등장인물들의 타자화를 통해 관객들이 보다 깊은 철학적 의미를 되새길 수 있게 의도하였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점뿐만 아니라, 인물들의 독특한 움직임과 행동도 이 극의 특징이라고 생각한다(물론 이러한 것들 또한 앞서 말한 타자화를 의도한 요소를 생각하게 하는 특징들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언어를 음성이 아닌 신체로 표현하고자 하는 시도라는 것이다.
우선 인물들이 걷는 모습을 보자. 인물들의 걸음을 보면 크게 무게 중심이 마치 기마 자세처럼 아래로 내려가 있다. 그리고 상체를 꼿꼿이 세우고 천천히 걸어가는 모습, 그리고 그것과 아주 다르게 허리를 숙이고 닌자처럼 재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이 나오는데, 이 둘 걷는 방식이 자아내는 분위기와 의미는 크게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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