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의 이름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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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의 이름’을 읽은 후, 서평을 작성하면서, 이 책을 통하여 서양의 정신문화발전에 대한 수도원의 역할을 어떻게 접근해 갈 것인가......, 고민을 거듭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양이 방대한 건 둘째 문제이고, 전문적인 내용이 많이 압축되어 있어 분석 작업도 만만치 않았다.
이 책의 배경은 14C 이탈리아의 한 수도원에서 일어난 일주일간의 사건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언뜻 보면 일련의 살인사건들을 매개로 한 추리소설로 보이지만 심층적으로는 복잡한 시대적 정황과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중세 기독교적 이데올로기가, 르네상스로 대표되는 인문주의의 거센 폭풍에 맞닿아있는 상황을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다. 거기에다 주인공 윌리엄은 경험주의를 내세워 자연과학을 중시한 프란시스 베이컨의 제자로 등장하고 있으며, 영국의 경험주의와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 거기에다 현대의 기호학까지 등장한다.
이 것은 저자인 움베르트 에코의 영향이다. 가장 저명한 기호학자인 동시에, 뛰어난 철학자, 역사학자, 미학자로 평가받고 있는 볼로냐 대학의 교수인 그는 특히 <장미의 이름>과 함께 국내에서도 번역되어 있는 세 권의 장편 소설집으로 그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다. 기호학에서부터 철학, 예술, 소설 등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작가인 그는, 기호학과 미학의 세계에 열중하여 책을 쓰고 학회에서도 활동하던 중 출판사에 근무하는 여자 친구의 권유로 소설을 집필하기 시작했다. 당시 원자핵의 확산과 환경오염 등으로 인한 세기말적인 위기를 문학으로 표현해보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에코는 2년 반에 걸쳐 집필을 마쳐 1980년 첫 번째 장편소설 《장미의 이름 Il nome della rosa》을 발표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논리학, 토마스 아퀴나스의 신학, 프란시스 베이컨의 경험주의 철학과 자신의 기호학 이론을 유감없이 발휘한 이 소설은 출간되자마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살인 사건과 종교적 논쟁들이 넘쳐나는 이 책에 에코는 왜 낭만적으로 들리는 '장미의 이름'이란 제목을 붙였을까. 또한 그 ‘장미’가 의미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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