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바지 공주 -각색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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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비단 여왕은 사람이 사는 일에 제일 중요한 것은 옷을 잘~ 차려 입는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이 왕국 사람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좋은 옷, 비싼 옷만 입어요. 궁궐의 시종들은 물론 이고요, 정육점 주인, 우편집배원, 심지어 시골 농부까지도 돈이 생기면 제일 먼저 좋은 옷, 비싼 옷을 사요. 그리고는 그 옷이 더러워질세라 구겨질세라 조심조심 점잖떨며 사는 거예요. 아! 딱 한 사람! 공주만 빼고요.
그럼, 공주는 어떤 옷을 입느냐고요?
공주는 언제나 헐렁~하게 뜨개질한 윗도리에다 커다란 주머니가 달린 반바지를 입어요. 그래서 어느새 ‘반바지 공주’ 라는 별명이 붙어버렸답니다.
물론 아침마다 시녀들은 걱정이 많죠. 오늘 아침도 세 사람의 시녀가 드레스를 한 벌씩 들고 와서 섰네요.
“아유~ 공주님~ 제발 오늘은 드레스 좀 입으시지요. 자, 보세요, 이 드레스들이 하나같이 얼마나 예쁜지..”
“노~, 노. 싫어요, 싫어. 이건 반짝거려서 싫고, 요건 너무 파티 복 같고, 그리고 이건... 으이구, 안 돼, 안 돼. 이런 옷을 입었다간 내 조랑말이 날 보자마자 냅다 도망가 버릴걸? 아하하하, 정말이지 예쁜 드레스 따윈 내게 필요가 없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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