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랍의 교육은 여가인가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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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랍인들이 생각하는 ‘여가’는 오늘날 우리가 생각하는 여가의 개념하고는 큰 차이가 있다. 오늘날 용어로 여가(leisure)는 일이 없어 남는 시간을 의미한다. 즉 생산 활동을 주축으로 하고 일이 그치고 쉬는 상태인 무노동의 상태를 뜻한다. 하지만 희랍인들에게 여가(schole)는 삶에 있어서 주축이 되고, 나머지 부분은 ‘일’이라는 표현보다는 ‘무여가’에 가깝게 생각하였다고 한다. school의 어원인 스콜레(schole)라는 단어만 봐도 알 수 있듯이 희랍인들은 여가 속에서 학문을 수행했다는 것을 추측할 수가 있다. 그들의 사고방식으로 보면 여가는 삶의 기본적이고 원초적이면서 이상적인 상태이며 삶에 가치를 부여하는 핵심 요소였던 것이다. 여가를 통해서 노동에만 열중하는 욕망을 다스리고, 자신과 다른 것들의 실재를 응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인간이 신과 닮을 수 있다고 생각했던 그리스인들은 이를 교육의 목적으로 정하고 가르치기 시작했다. 여가를 교육하는 ‘내용’, 즉 배워서 습득하는 것으로 간주한 것이 아니라, 학교 교육의 목적으로 간주했다. 따라서 교과 과목도 자유 교과를 통해서 이루어졌다. 자유교과는 논리학, 기하학, 음악 등이 있었는데, 현재의 학교처럼 시험성적과 같은 외재적인 목적으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배우는 그 자체를 목적으로 가르치는 것이었다. 어떤 외적인 생산 활동을 위해서 교육을 시키는 것이 아니라, 배우는 즐거움을 위한 교육이었던 것이다.
한편 여가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일’이 있다. ‘일’이라는 개념은 현재나 과거나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일이라고 하는 것은 서로에게 필요한 것을 주고받는 행위를 통해 보수를 얻는 행위는 말한다. 즉 일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남을 위해 무언가를 하려는 ‘이타성’과 일의 대가를 얻으려는 ‘이기성’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일의 개념에서 알 수 있듯이, 희랍에서의 여가(schole)는 자기에게 도움이 되는 무엇인가를 얻으려는 ‘이기성’과 타인에게 기여하는 ‘이타성’을 가지고 있지 않으므로, ‘일’하고는 정반대되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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