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혼`을 통해 본 김소월 시의 능동성에 관하여
- 최초 등록일
- 2013.04.29
- 최종 저작일
- 20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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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기본적으로 시는 낯설게 하는 예술이다. 보통 사람의 눈에는 사물의 겉모양만 들어올 뿐이지만 시인은 사물의 이면, 아무도 생각해 보지 않았던 그것의 역사와 시간, 그 바깥과 안쪽을 들여다본다. 문자를 사용해 낯설게 하는 방법을 써서 이름난 사람이 바로 이상이다. 의미가 없으면서도 의미가 있을 것 같은 총체적 무의미를 가장 익숙하지 않은 모습으로 보여주었다. 이상 시의 연구는 수십 년 동안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 이루어져 왔지만 그 의미를 완벽하게 밝힌 연구는 없었다. 사실 애초에 의미를 넣지 않은 시어에서 의미를 밝힌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런가 하면, 가장 쉬운 말로 이야기를 건네는 것으로 이름 높은 시인이 있다. 김소월이다.
보편성이라는 화두는 김소월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대목이다. 누구라도 알고 있는 단어를 어렵지 않게 조합하여 가장 어려운 주제인 사랑, 슬픔, 이별의 정서들을 노래했다. 김소월 시의 분석에서는 전통과 근대, 한의 정서와 보편성이라는 화두가 계속해서 논의되어 왔다.
< 중 략 >
시의 화자는 부서지고 허공으로 흩어져 버린 이름을 지속적으로 부르고 있다. 미처 하지 못한 말 한 마디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렇다기엔 지나치게 꾸준한 부르짖음이다. 어째서 계속해서 그 사람을 부르는 것일까? 용서하기 위함이다. 마음속에 남아 있는 말 한마디가 끝끝내 전달되지 못한 것이 화자의 잘못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은 그 말을 들어주지 않은 상대방에게도 공동의 책임이 있다. 상대방이 저지른 그 잘못을 용서하기 위해 부르는 것이다. 듣는 자와 말하는 자의 관계는 결코 일방적이지 않기 때문에, 상대방의 능동적인 용서를 요청한다는 의미 또한 존재한다. 이별 후 상대방을 자유롭게 해주기 위해서는 완전히 상대를 잊어야 한다. 헌데 김소월 시의 대부분 화자는 상대방을 잊지 않겠노라고, 당신도 나를 잊지 말아달라고 말한다. 그렇지만 집착의 느낌은 들지 않는다. 그것이 다른 시와 김소월의 시의 차이점이다. 김소월 시의 화자는 능동적인 용서를 실행하기 때문에 얼핏 집착으로 보일 수 있는 시적 감상을 전혀 다르게 바꿔놓는다.「가는길」또한 마찬가지다. 시적 화자가 시적 대상에게 무언가를 요청하는 수동적인 입장이 아니라, 상대방을 용서하기 위해 능동적으로 말을 건넨다. 정리하자면 다른 애정시에서 등장하는 시적 화자들은 마치 상대방을 용서하는 것처럼 말하지만 원망하는 감정의 잔뿌리를 모두 없애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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