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교` 영화감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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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교는 예고편에서부터 널브러진 옷가지나 남녀가 껴안고 있는 모습이 나와서 야한 영화일 줄 알았는데 영화를 보고난 뒤에는 에로라기보다 절절한 멜로 같은 느낌이 들었다. 완숙한 여자가 아닌 성장기에 있는 소녀의 몸에 가까운 듯한, 영화의 제목과 동일한‘은교’라는 캐릭터뿐만 아니라, 늙은 시인인‘이적요’라는 캐릭터 또한 매력적이며 이 둘의 사랑은 이상하게도 별로 이질감이 들지 않는다.
‘적요(寂寥)’라는 한자어의 의미는 외로움, 고독함이다. ‘이적요’는 외롭고 고독한 삶 속에서 젊음을 탐한 노시인이다. 영화 속에서 감독은 이 늙은 시인의 17세 소녀에 대한 욕망을 늙음에 대한 쓸쓸함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고 영화 내에서의 단순한 피아노곡, 느린 카메라가 보여주는 장면들의 긴 호흡, 시들은 듯 고풍스러운 듯, 늙은 시인의 심사를 엿보이게 하는 오래된 집, 책이 가득 쌓인 서재와 눈 내리는 서재의 창은 늙은 시인의 쓸쓸한 내면을 보여주는 데 충분했다. ‘한은교’는 싱그러운 젊음을 가진 순수한 처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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