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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2011-2 소비자와 시장 강의, <소비중독 바이러스, 어플루엔자>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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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현대인은 그 어느 때보다도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현대인과 물질적 풍요를 이어주는 매개체는 바로 “소비”일 것이다. 소비는 현대인 삶의 대부분의 영역에 침투해있으며, 소비의 대상과 영역은 계속해서 확대되고 있다. 수없이 들어선 각종 대형 할인 마트, 그리고 날이 갈수록 확대되는 전자 상거래 등 “소비에 최적화된 환경”이 조성된 오늘날, 현대인은 정말 이러한 풍요 속에서 “행복”을 느끼고 있을까?
반드시 그런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NEF(New Economics Foundation)의 HPI(행복지수, Happy Planet Index)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문화가 가장 크게 발달해 물질적 풍요를 가장 크게 누리고 있는 미국(북아메리카)의 HPI는 중남미와 동남아시아 등 경제력과 소비력이 상대적으로 현저히 떨어지는 국가에 비해 크게 낮은 수치를 보여, 최하위권을 기록하였다. 반면, 중남미에 위치한 코스타리카 공화국은 북아메리카의 두 배에 달하는 76.1의 HPI를 보이며, 가장 행복지수가 높은 국가로 기록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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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소비중독 바이러스, 어플루엔자』에서 제시한 해결책에도 한계가 있다. 저자가 제시한 어플루엔자 치료법이 논리적으로 타당하지만, 현실적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저자가 제시한 "노동 시간 상한을 설정하여 그에 상응하는 임금을 삭감하자."라는 주장의 경우, 첫째로 "임금 삭감"이라는 것을 정부적 차원에서 국민을 쉽게 설득할 수 없을 것이며, 둘째로 상한 이상의 노동을 통해서라도 많은 임금이 필요한, 개인의 특성이나 특수한 이익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문제점이 있다.
물론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반적인 임금을 삭감할 경우 물가도 동시에 하락하여 실질임금의 하락은 명목 임금의 하락보다 그 폭이 작아지겠지만, 그러한 거시경제적 메커니즘의 작동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국민을 설득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다. 실제로, 국민들은 "임금의 하락"에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에, 정부의 재정 정책을 "긴축 정책"으로 택하는 정치인들은 드물다. 최근 발생한 그리스와 영국의 폭동사태 역시 정부의 긴축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반발로 발생한 것이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단기적인 임금의 하락이라도 국민들을 설득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워 보인다.
참고 자료
John De Graff "David Wann "Thomas Naylor 공저, 『소비중독 바이러스, 어플루엔자』, 나무처럼, 2010, 박웅희 역.
New Economics Foundation, 「The Happy Planet Index 2.0」, New Economics Foundation, p. 27.
박문수, 「숨어있는 살인자, 소비주의」, 『복지동향』, 나눔의집, 2001, p. 13.
홍성태, 「소비 사회와 소비주의 담론 : 소비주의와 반소비주의의 경계를 찾아서」, 『환경과 생명』, 환경과생명사, p. 44.
소병철,「자율의 기획으로서의 반소비주의 소비주의적 생활문화의 한 비판」, 『오토피아 vol. 25 no. 3』, 경희대학교 인류사회재건연구원, 2010, p. 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