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글
`누구나 비밀은 있다` 와 `스캔들`에서 나오는 두 유혹자가 영화 속에서 펼쳐 보이는 연애 이야기는 우리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이 글에서는 최고의 유혹자가 등장하는 두 영화를 비교해 봄으로써, 이들의 연애에서 벌어지는 유혹의 양상을 여러 각도에서 바라보고자 한다.
목차
Ⅰ. 탁월한 유혹자들
Ⅱ. 게임으로서의 연애
ⅰ) 연애 = 게임
ⅱ) 아이템의 효용
ⅲ) 유혹 대상
ⅳ) 유혹자의 유형과 연애 전략
Ⅲ. 게임의 코드 읽기
ⅰ) 해석적 코드
ⅱ) 유혹자 코드 비교
Ⅳ. 게임의 결말
Ⅴ. 맺으며
본문내용
Ⅰ. 탁월한 유혹자들
“알고 싶다면 알려주는 건 어렵지 않지.
첫 번째 잘못은 나를 만난 것이오,
두 번째는 내 말을 귀담아 들은 것이오,
세 번짼 떠날 수 있는 기회를 줬는데도 떠나지 아니한 것이오.”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에서 조원(배용준)이 사랑하는 여인 정희연(전도연)을 떠나보내며 그녀에게 던지는 말이다. 물론 진심이 아니다. 정작 이 말을 들어야 할 대상은 희연을 만나기 전까지 그와 관계를 맺었던 모든 여성이다. 그는 한 번의 실패도 없이 수많은 여성들을 유린해 온 인물이다. 그가 관심을 가졌던 모든 여인들은 하나같이 그의 유혹에 넘어갔고, 그의 바람기에 속절없이 농락당했다. 오직 한 여자, 정희연만이 조원으로부터 사랑을 얻어낼 수 있었다. 그를 거쳐 간 모든 여성에게 해당하는 말을, 유일한 예외인 희연이 듣게 된다는 설정은 아이러니이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이성을 유혹하고 싶은 심리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지니고 있는 근원적인 욕망이다. 사람들이 카사노바나 리슐리외 공작과 같은 역사상 유명한 유혹자들의 삶에 호기심을 보이는 이유도, 누구나 유혹자로서의 일상을 마음속에서 꿈꾸고 있기 때문이다.
<중 략>
ⅱ) 유혹자 코드 비교
「누구나...」는 플래시백(flash back) 기법을 활용해서 영화를 이끌어간다. 수현이 미영의 프로포즈를 받아들이고 둘이 포옹하는 순간, 선영은 슬픈 눈빛을 하고 앉아있다. 그 다음 장면은 수현과 선영이 처음 만나는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영화는 이 때부터 수현과 미영의 연애에서 수현과 선영의 연애로 화제를 옮겨간다. 그들의 베드신이 끝나면, 영화는 다시 백화점에서 진영이 옷을 고르는 장면으로 돌아가서 수현과 진영의 관계를 전개시킨다. 과거로 돌아갈 때마다 시점이 이동한다. 미영의 시점에서 전개되던 영화가, 수현과 선영의 첫 만남 장면부터는 선영의 시점으로 옮겨간다. 백화점 장면으로 돌아온 뒤로는 진영의 관점에서 영화를 보여준다. 시점이 변하면서 세 여자가 각각 어떤 과정을 거쳐 수현의 유혹에 빠져드는지 관찰할 수 있다. 영화는 때때로 시점의 주체(focaliser)가 내는 내면의 목소리를 들려준다.
참고 자료
1. 영화 「누구나 비밀은 있다」(2004)
감독 : 장현수
출연 : 이병헌, 최지우, 김효진, 추상미, 선우용녀 외
2.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2003)
감독 : 이재용
출연 : 배용준, 이미숙, 전도연, 조현재, 이소연 외
박은영, “세 자매와 한 남자의 은밀하고 발칙한 욕망론”, 씨네21, 한겨레신문사, 2004.
서영채, 사랑의 문법, 민음사, 2004.
Barry, Peter, Beginning Theory(2nd ed.; Manchester: Manchester Univ. press, 2002).
Barthes, Roland, 사랑의 단상, 김희영(역), 동문선,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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