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쿠지로의 여름

소개글

인간은 서로의 불완전한 부분을 채워주면서 살아간다.
-「기쿠지로의 여름」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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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하늘은 새파랗고 햇볕은 뜨겁게 내리쬔다. 등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는 오늘 같은 날에는 커다란 초록 나무 아래서 조용히 낮잠이라도 청하고 싶어진다. 나는 한여름 뜨거운 태양의 심술궂은 미소를 시원하게 날려 줄 무언가를 찾고 있었다. 소금에 절여진 배추마냥 축 처진 채, 방 안에 틀어박혀 인터넷만 한 지 3시간 째, 드디어 나는 한 줄기의 바람, 「기쿠지로의 여름」이라는 영화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 영화는 로드무비의 형식이었기 때문에 나는 가벼운 마음으로 보기 시작했는데, 마지막에 와서는 감탄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이 영화, 보통내기가 아니다. 단순해 보이는 이 로드무비의 어떤 점이 탄성을 이끌어 낸 것일까. 눈앞의 수박이 시원해서 달콤할지, 아니면 미적지근해서 맛이 없을지를 알아보기 위해 맛을 봐보는 것처럼, 이 영화의 참맛을 알아보기 위해서 한 입 크게 베어 물어 음미해보도록 하자.
「기쿠지로의 여름」은 부모 없이 할머니 아래서 자라는 마사오라는 아이가 돈을 벌기 위해 떠났다는 엄마를 찾으러 떠나면서 그려가는 로드무비이다. 그런 단순한 엄마 찾아 삼만 리 영화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 영화의 본 내용은 따로 있었다. 이게 무슨 말이냐고? 그건 영화를 보면 자연스럽게 알 수 있으므로, 영화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도록 하자.
주인공으로 보이는 마사오는 우울한 표정을 가진 아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아역이고 비중도 큰 캐릭터인데도 불구하고 음울하고 항상 고개만 푹 숙이고 다니는 이 녀석을 보면서 나는 배역을 잘못 뽑았네 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우울한 마사오의 캐스팅까지도 감독의 노림수였다는 것을 마지막에 알게 되면서, 감독의 연출력에 소름이 돋았을 정도이다. 각설하고 다시 이야기로 들어가 보자면, 이런 마사오는 할머니마저 매일 일하러 가고 나면 텅 빈 집에서 혼자 있는다. 여름방학이 되었어도 마사오는 도무지 할 일이 없다. 친구들은 모두 가족과 여행을 가고, 축구교실은 방학을 맞아 문을 닫는다. 어린 나이에 걸맞지 않는 어두운 얼굴을 한 채 이 녀석은 결국 혼자서 엄마 찾아 삼만 리라는 무모한 결심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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