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감상평-곰팡이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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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감상평[하성란- 곰팡이 꽃]


“쓰레기봉투 속에서 부패해 가는 현대인들의 삶”

하성란의 소설 곰팡이 꽃을 읽으면서 사랑과 인간관계 그리고 지극히도 개인적인 현대인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1995년부터 시작된 쓰레기 종량제. 그리고 우연하게도 쓰레기봉투를 뒤적이게 된 한 남자. 이 남자의 모습을 보면서 처음에는 변태처럼 느껴졌지만 나와 비교 해 보니 그렇게 별반 이상 할 것이 없었다. 나는 벌써 4년째 학교 앞에서 자취를 하고 있다. 하지만 4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난 옆집에 누가 사는지 관심을 가진 적이 없다. 단 한 번도 마주친 적도 없다. 나는 수많은 사람들과 직접적인 관계를 맺고 핸드폰과 인터넷과 같은 매체를 통해 소통한다. 하지만 나 또한 소통의 부재를 겪고 있는 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하성란의 곰팡이 꽃을 읽으면서 느꼈다. 이 소설을 통해 4년만에 내가 자취하는 원룸에는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으며 나의 양 옆집에는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을까 하는 “관심”을 가질 수 있었다. 더불어 나 또한 집 앞에 한 두 봉지씩은 꼭 쌓여 있는 쓰레기봉투를 뒤지면 매듭이 단단히 묶여 꼭 꼭 감춰진 개개인의 신상정보에 대해, 그리고 그 쓰레기봉투의 주인이 오늘은 무슨 일을 했는지 또 그 남자 혹은 그녀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아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 속에서 남자가 쓰레기봉투를 뒤져 찾아 낸 “오비라거 맥주 뚜껑, 풀무원 콩나물, 신라면, 코카콜라, 참나무통 맑은 소주.” 이것을 통해 술을 마시고 콩나물 국으로 해장을 했구나. 하는 것을 유추 해 볼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이 문장에서 김영하의 소설 “전태일과 쇼걸”에서처럼 소설 “곰팡이 꽃”에서도 상표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두 소설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이름을 가지지 않는다. 이런 것들을 통해 두 소설과 그리고 90년대 소설의 공통점을 찾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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