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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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라울전의 독서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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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라울과 바울은 같은 수준의 집에서 태어나, 같은 공부를 하고, 똑같은 신교법사가 된 친구이다. 라울은 조심성과 깊은 믿음이 뚜렷했고, 바울은 팔팔하고 조급했다. 또한 라울이 제사장이 된 것은 신의 품속에서 산다는 기쁨과 사명감에서 비롯했지만, 바울은 어쩔 수 없이, 집안 사정 때문에 제사장이 된 것이었다.

하지만 라울은 바울에게 심각한 열등감과 피해의식을 가지게 된다. 열심히 노력하는 자신과는 달리 도박을 하듯 신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불확실한 것이 분명한데도 한치의 의심도 없이, 또 번번히 자신보다 우위를 차지하는 바울. 라울은 이런 바울에게 심리적 불안감을 느끼고, 바울과는 반대되는 입장에서 바울을 부정함으로서 그 불안감을 줄여보려 노력한다. 바울과는 달리 차근차근 신중히 살피며 삶을 살아가겠다고 다짐을 하며 안정을 찾아가는 라울. 그것은 라울이 살아가며 체득한 나름의 방법이었다.

‘나는 적어도 속임수에 빠지지 않는다는 자신감. 그것은 라울의 배움이었다.’

하지만 라울의 이런 절대적 믿음은 자신 스스로를 속임수에 빠트리는 일이라는 것을 라울은 알지 못했다. 자신에 대한 믿음으로 똘똘 뭉친 라울은 자신이 찾아 낸 사실이란, 부동의 것이었고 상식은 깨뜨리지 못하는 절대적인 것이 되었다. 바울이 부정하는 것을 긍정하고, 바울이 긍정하는 것을 부정하며 자신은 그것을 뒷받침해 줄 확고한 사실을 쥐고있다고 생각했다.

예수의 등장에 라울은 바울보다 먼저 그의 숭고함을 알아차렸지만 라울은 고민한다. 하지만 바울이 예수의 존재를 부정하자 라울은 예수의 존재를 긍정하고자 한다. 이제 라울에게는 요지부동한 사실이 필요하다. 이 때 라울은 바울의 부정에 대한 저항의 근거를 신에게 요구한다. 자신의 두 눈이 의심할 수 없는 증거를.

‘눈에 보지 못한 것을 믿을 수는 없었다.’

나는 라울의 이 마음에 모순이 있다고 생각한다. 신이란 애초부터 보이지않는 존재이다. 이상의 어떤 존재이고, 절대적으로 그저 마음 깊이 믿어야하는 존재이다. 보이지않는 신을 믿고 있으면서 눈에 보지 못한 것을 믿을 수 없다니, 말이 되지 않는 소리이다. 이것은 라울이라는 인물의 모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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