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지론 - 봄봄, 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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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장을 덮고, 씁쓸함
작가는 늘 문제의식을 가지고 글을 쓴다. 그래서 당대에 작가가 고민했던 것은 무엇일까에 대한 해답은 늘 작품 속에 있다. 우리는 그 작품을 통해서 작가가 고민했던 당대로 갈 수 있는 것이다. 이번 두 작품에서는 당대의 현실을 많이 엿볼 수 있다. 그런데 엿보이는 두 사회는 부정적이다. 부정적인 그 면이 작품에서 사건을 이끄는 큰 줄기로 사건과 인물에 영향을 주고 있었다. 그래서 두 작품 모두 작품을 읽고 나면 사건이 안타까워서, 인물이 안돼서 씁쓸함을 느낀다.
감자의 ‘복녀’와 봄봄의 ‘나’는 둘 다 작품에 설정된 배경의 피해자이다. 배경의 피해자는 곧, 현실의 피해자이다. 또 둘에게 주어지는 배경은 어쩔 수 없음의 연속이다. 결국 둘을 어쩔 수 없는 피해자로 만든다. 복녀는 ‘복녀(福女)’라는 이름과 정반대의 삶을 살았다. 그녀의 삶에서 비극은 80원에 팔려서 시집을 가는 일로 시작된다. ‘돈’에 팔려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팔려간 그 때, 돈이 좌우하는 복녀의 생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잘 살아보겠다는 복녀의 의지와는 달리, 그녀의 남편과 세상은 복녀에게 갖은 고생을 시키고 설 자리를 잃게 한다. 결국 정착한 곳은 돈 때문에 빌붙고, 돈이라면 범죄도 허용되는 빈민굴이다. 여기서 복녀는 돈 때문에 내적인 타락의 길을 걷게 된다. 자신의 내적인 신념을 무너뜨리면서 내면까지 망치기 시작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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