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zarillo de Tormes 를 읽고
- 최초 등록일
- 2011.04.30
- 최종 저작일
- 2007.05
- 7페이지/ 한컴오피스
- 가격 1,000원
소개글
Lazarillo de Tormes 를 읽고
목차
없음
본문내용
들어가며
- 벽을 마주보는 사람의 네 가지 유형
“내 앞에 벽이 있는데 그 벽이 너무 높다. … 어쩌겠니 넘을 수밖에.
…난 벽 밑을 파기로 했다.”
누구보다도 치열하고도 고뇌로 가득한 삶을 살았기로 유명한 화가 빈센트 반 고흐. 그가 동생 테오에게 남긴 편지에 담긴 말이다. 그가 벽을 향해 온몸을 내던져 그 벽을 부셨다면 저명한 혁명가가 되었을 테지. 그러나 그가 행한 방식은 벽 밑을 조심스럽게 긁어내서 틈을 만드는 일이었다.
“지금, 바로 여기”에서 실존적 삶을 살아가는 우리의 생활 속에도 수 많은 벽이 존재 한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느끼는 벽은 누군가가 인위적으로 쌓아놓은 성곽, 배타적인 구역을 만들어 자신들만의 영역을 공고히 하는 철옹성이다. 권력 집단이 자신들의 구획을 명확히 긋고는 독점적 권리를 조금도 유보하지 않으려는 음모로 세워진 철벽. 이 높은 벽 앞에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각자는 천 개의 눈으로 천 개의 길을 만들어 나간다.
고흐가 상정한 벽은 이상적인 상태를 가로막는 벽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넘는 것” 을 목표로 상정 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 벽이 기득권자 들이 세운 벽이라면, 우리는 그 벽을 “넘어야” 하는 것일까, “부셔야” 하는 것일까. 천개의 눈은 천개의 길을 만들어 나가고자 하겠지만, 여기서 이 길은 대략 네 가지로 유형화 해 볼 수 있다.
먼저, 벽을 부수는 노력은 권력 집단의 기득권 벽을 허물고 이상적인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시도다. 직접 무기를 들고 온갖 힘을 들여가며 전면적으로 맞서는 사람이 있는데, 이들은 전형적인 혁명가 타입이다. 체게바라처럼 무력을 동원한 혈투극을 벌여 벽을 부수는 데 성공한 사람들은 벽을 부수고자 하는 모든 이들의 호전적 욕구를 자극하며 영웅시 된다.
두 번째로는 예술가 혹은 지식인 유형으로, 기득권벽의 부당함을 폭로하고 자신만의 벽 틈을 후벼 파며 조금씩 긁어내가는 사람이다. 이들의 노력은 미약해 보이기는 하나 개미굴처럼 전체 벽을 허무는데 큰 시발점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벽을 넘으려는 자들은 일차적으로 벽의 부당함을 보고 고뇌하다가도 곧 체념해 버리고는 넘는 방법에 골몰하게 된다.
참고 자료
오봉옥, <김수영을 읽는다>, 랜덤하우스 중앙, 2005
빈센트 반 고흐, <반 고흐 영혼의 편지>, 예담, 1999
김춘진, <스페인 피카레스크 소설>, 아르케, 1999
박철 역, <악동 라사로의 모험> 삼영서관 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