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수다 사건에 담긴 절차적 정의의 문제에 대해
- 최초 등록일
- 2011.03.28
- 최종 저작일
- 2011.03
- 7페이지/ 한컴오피스
- 가격 1,500원
소개글
최근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MBC의 ‘나는 가수다’라는 프로그램이 시청자와의 약속을 번복했다, 혹은 당초에 합의했던 규칙을 자의적으로 바꿔버렸다는 이유로 세간의 비판과 함께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몇몇의 평론매체가 지적하고 있듯이 나는 이러한 문제에 있어서 ‘정의’의 문제가 함축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에 대두되고 있는 ‘정의로운 사회’, 그리고 그러한 사회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과 민감도가 이러한 방송을 보는 시각에 있어서 반영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는 어디까지나 예능이었다. 하지만 사태가 이렇게 심화됨으로 인해서 그것은 더 이상 예능의 범주에 구속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 프로그램이 겪고 있는 문제의 본질을 밝히고 그 나아갈 방향을 생각해보고자 하며, 그 열쇠로 ‘정의론’의 저자인 롤즈(J.Rawls)가 제시하는 절차적 정의의 종류를 살펴볼 것이다. 이 글을 쓰는데 서울대학교 박효종 교수님이 쓰신 ‘민주주의와 권위’라는 책을 참고로 했음을 밝힌다.
목차
<목차>
1.여는말
2.절차적 정의
(1)순수 절차적 정의
(2)완전 절차적 정의
(3)불완전 절차적 정의
3.‘나는 가수다’와 절차적 정의
(1)첫 번째로 합의된 절차
(2)두 번째로 합의된 절차
(3)규칙은 변경될 수 있는 것인가? 어느 정도의 비판이 가해져야 온당한가?
4.맺는말
본문내용
한 가지 분명하게 짚고 넘어가고자 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간혹 논쟁의 한 가운데에 서서 “이것은 어디까지나 예능일 뿐인데 사람들이 너무나도 과민반응을 하고 있다. 따라서 여기에 그렇게 진지한 논의는 필요 없다. 그냥 웃고 넘어가면 될 일인데 문제가 너무 커졌다”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나는 그런 의견에 상당한 거부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일단 문제가 원래에 비하여 다소 커졌다는 점과, 본 프로그램이 제대로 된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라기보다는 예능 프로그램의 하위 범주에 편성되어 있다는 것에는 동의하는 바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것이 예능일 뿐이니 너무 진지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 애초의 약속을 번복할 시점에서 가수들이 그것을 예능으로 생각했다면 그들은 웃으면서 그것을 가볍게 받아들였어야 했다. 하지만 그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들이 받아들이는 태도는 예능이 아니라, 자존심이라면 자존심 혹은 사뭇 진지한 태도가 묻어 있는 것이었다. 갈등이 나타났던 시점부터 그것은 예능의 범주를 넘어섰다. 설정이라는 주장도 있는데 그것이 정말로 설정이었다면 예능국장이 담당PD를 징계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었겠는가? 그렇기 때문에 이 사건에 대하여 어디까지나 예능이기 때문에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말라고 하는 것은 면죄부로 작용할 수가 없다. 인간사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서 우리는 적당한 정도의 진지함을 가지고 그것에 응대하는 것이 중요하리라고 생각한다. 이른바 동서양에서 발맞추어 중요시해왔던 중용의 미덕이다. 너무 진지하게 생각하면 오히려 일을 그르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한 진지함의 정도에 앞어서 일단은 사태를 제대로 파악하고 그것을 직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충 그냥 장난이라고 치부하고 넘어가서는 인류에게 발전이란 없다. 이 정도의 파장을 불러일으키는 사건에 대하여 그저 예능일 뿐이니 적당히 하고 넘어가자고 말하는 사람에게 세계대전도 크게 보면 예능일 수 있으니 그냥 웃고 넘어가야 하느냐고 묻는다면 그는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나치가 무자비하게 학살한 홀로코스트들에게 그는 어떻게 대답할 수 있을까?
참고 자료
『민주주의와 권위』, 박효종, 서울대학교출판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