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론 쪽글 4 - 내 여자의 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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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소설론 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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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이 될 수밖에 없었던 아내
: 현대 소설론 네 번째 쪽글, 한강 - <내 여자의 열매>
<내 여자의 열매>는 리얼리즘적 차원에서 현실을 반영하고 나아가 확장하여 현실에서 보이던 것을 더 잘 보이게 하는 환상소설이다. 여기서의 환상은 현실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좌우가 바뀐 등가물’로서 ‘다르게’ 현실을 말하는 역할을 통해 환상의 배경을 제시하고 현실의 더 깊은 곳까지 들여다 볼 수 있게 한다. 그런 의미에서 환상소설은 환상소설이 무엇인가가 아니라 왜 환상소설인가, 왜 현실을 환상으로 비틀어보고자 했는가에 의문을 두어야 한다.
<내 여자의 열매>는 비록 그 화자는 남성이지만 그의 ‘아내’라는 여성의 이야기가 주된 틀을 이룬다는 점에서 여성소설이다. 아내는 결혼 전에 남편에게 ‘나는 평생을 정착하지 않고 살고 싶어요.’라고 이야기하고, 결혼 후에도 모든 것이 똑같은 아파트의 삶에 적응하지 못해 ‘여기서는 답답해서 살 수가 없어.’라고 말한다. 이는 여성소설의 인물들이 가지는 사이성을 나타낸다. 정착을 거부하는 아내의 이상과 아파트로 대비되는 갑갑한 현실의 괴리에서 아내가 겪는 혼란과 고통은 어느 날부터 아무 이유 없이 아내의 몸에 시퍼런 멍들이 나타나는 것으로 표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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