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와 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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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한 학기동안 ‘이성과 습관’이란 주제로 시작하여 ‘정의와 배려’라는 주제까지 10가지 주제에 관하여 배우고 토론하였다. 내가 이 중에서 ‘지식과 행동 / 이론과 실천’이란 주제를 고른 이유는 나에게 가장 많이 와 닿았기 때문이다. 도덕적 지식 혹은 도덕에서 말하는 지식은 어떤 구체적인 하나의 행동으로 행해질 때 진정한 지식으로서의 가치를 갖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감하듯이 지(知)와 행(行)은 가깝고도 먼 사이이며, 아주 긴밀한 사이임에도 완전히 동떨어져 있는 사이일 수도 있는 그런 역설(逆說, paradox)적인 관계에 있다. 그래서 나는 지(知)와 행(行)에 관하여 먼저 나의 개인적인 경험에 비추어 생각해보고, 교육과 관련지어 고민해보았으며, 나아가 현 우리나라의 초등과 도덕교육과정과도 연관시켜 생각해보았다.
사람들은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 선생님, 각종 매체 등 다양한 존재들에게서 도덕적인 행동과 마음가짐에 대하여 교육받는다. ‘친구와 싸우면 안 된다, 물건을 훔치면 안 된다’ 등과 같은 구체적인 행동에 관한 것부터 시작하여 ‘착하게 살아야한다, 성실하게 살아야한다’ 등의 추상적인 것에 이르기까지 ‘가르치고 배우는 좁은 개념의 교육’에 관한 방법이 아니더라도 실생활에서 은연중에 가르침을 받는다.
나 역시도 많은 것을 배우며 자라왔고, 지금도 그렇게 자라고 있다. 하지만 배운 것을 다 실천하며 살아왔다고는 말할 수 없다. 어렸을 때는 모르기 때문에 행동하지 못한 것들이 많았을 수도 있겠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알면서도 행하지 않은 것들도 역시 많다. 하지만 난 이것이 ‘양명’이나 ‘소크라테스’가 말했던 것처럼 ‘진정한 지(知)’에 대해 알지 못하여서 행동하지 않은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당시 나 자신의 상황이나 내가 처하였던 상황 또는 내가 의식하고 느꼈던 다른 사람들의 시선들이 내가 도덕적인 행동을 행하지 못하였던-혹은 안하였던- 이유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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