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애송시와 감상(천상병-귀천)
- 최초 등록일
- 2010.07.21
- 최종 저작일
- 20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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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천상병의 귀천에 관한 감상과 이해
목차
1. 귀천을 좋아하게 된 계기
2. 귀천에 대한 감상
본문내용
1. 귀천을 좋아하게 된 계기
천상병 시인의 <귀천>을 처음 알게 된 때는 고등학교 때였다. 물론 그 이전에도 내 눈이나 귀로 스쳐갈 기회가 있었을 터이나, 내 마음 속에 이 시의 아름다움이 아로새겨진 기억은 고등학교 1학년 때였던 것 같다. 당시를 회자해보면, 그땐 대부분의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이 그렇듯, 문학 혹은 시는 항상 나에겐 이질적으로 다가왔고, 문학의 참 가치에 대해서 무감각하던 시기였다. 당시 나로선, 문학을 좋아하고 향유한다는 행위는 어느 위인전에나 나올 법한 문학소년의 이야기였고, 특히 시라는 대상은 ‘그 존재이유를 잘은 모르겠지만, 대학을 가기 위해 속속들이 파헤치고 외워야 하는 이상한 글’ 일 뿐이었다.
아마 그 때는 5월 경 조각구름이 몇 개 떠가는 파란 하늘이 인상적이었던 봄의 오전 국어 시간이었던 것 같다. 성함이 희미하게 기억나는 김 모 선생님이 자신이 좋아하는 시가 교과서에 나왔다면서 <귀천>을 천천히, 그러나 애상 깊게 낭송하는 그 때가 아니었다면, 나는 시라는 것의 아름다움을 좀 더 시일이 지난 후에 깨달았을 것이다. 그때 김모 선생님이 낭송하는 <귀천>을 듣고 난 뒤에, 나의 마음 속엔 아름답다, 애잔하다 라는 두 단어가 떠올랐다. 하지만 그 때 내 마음속에 잔존해있던 그 벅찬 느낌은 아름다움이나 애잔함이라는 두 가지 단어로 밖에 표현되는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 나는 그 때 그러한 일차적 의미의 단어들로 밖에 표현할 수 없는 나의 언어적 한계에 답답함을 느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때 든 생각은, 인간이 세상과 사회 그리고 자연을 맞닿으면 반드시 어느 순간 그 짙은 회한, 애상, 사랑, 번민의 감정들이 마음속에 차오를 수밖에 없다는 사실과 그 감정들을 밖으로 배출하는 통로가 바로 시라는 깨달음이었다.
사실, <귀천>을 알게 된 이후에도 나의 시공부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대입용 암기공부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진 못했다. 그러나 적어도 그 이후에는 시를 읽은 후에 해설과 해제에 눈을 돌리기보단, 시어를 바탕으로 머리에 시의 이미지를 그려보기 시작했던 것 같다. 어쨌거나, 그 때를 계기로 천상병의 <귀천>은 고등학교 이후 쭈욱 나의 머릿속에 가장 깊게 남아있는 시가 되었고, 그것이 연이 되어 대학생이 되어 인사동에 가끔 찾아가게 되면, 찻집 ‘귀천’ 역시 꼭 들리는 장소가 되었다. 아직 어렸던 대학교 1학년 때, 천상병시인의 밝은 웃음이 아직 선연히 남아있는 그 찻집을 어느 아리따운 여학생과 같이 찾아가, 그녀 앞에서 우쭐대며 <귀천>을 낭송했던 나의 모습이 가끔 떠오르곤 한다.
참고 자료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