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여선 단편 당신은 손에 잡힐 듯 감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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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여선 단편 당신은 손에 잡힐 듯 감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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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는 사랑에 대해 확실한 정의를 내리지 못하고 살아간다. 정체가 불투명해 잡힐 듯 안 잡힐 듯, 그렇게 미묘한 감정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때로 사랑에 온몸을 바쳐 자신의 모든 것을 불태우기도 한다. 아마도 이런 현상이 나타날 수 있는 이유는 조금만 더 노력하면 사랑이라는 것을 손에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 때문일 것이다. 그 대표적인 예로는 짝사랑을 들 수 있는데, ‘당신은 손에 잡힐 듯’이라는 이 소설 또한 어찌 보면 짝사랑에 비유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사랑이 연인들의 사랑이 아니라는 것만 제외하고 말이다.
주인공인 ‘그’는 교직에 종사하다 퇴직한 50대의 평범한 사내이다. 퇴직하기엔 약간 이른 나이이지만 그의 퇴직은 순수히 자발적인 선택으로서 노후생활을 여유 있게 보내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었다. 그는 태어난 이후 연애도 결혼도 해본 적이 없고 외아들로 태어나 홀어머니 밑에서 컸으며 20년 전 어머니마저 돌아가신 이후 완벽한 외톨이가 된다. 하지만 그는 현재의 생활에 나름대로 만족하고 있다. 퇴직 전과 마찬가지로 여덟시에 죽을 사먹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해 하루 세 개피의 담배를 피우고, 세잔의 커피를 마시고, 학교행 전철이 아닌 마을버스를 타고 도서관에 가서 시간을 보내다 남서쪽 종착역까지 가서 막차를 타고 집에 오는 것, 이것이 변함없이 규칙적인 그의 하루 일과이다. ‘그에게 삶의 시간과 갈피는 그토록 규칙적이고 의례적인 무내용의 교환으로 가득했다. 내용이 없으니 변화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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