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석의 장미병들다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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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의 장미병들다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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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 ｢장미 병들다｣

싸움이라는 것을 허다하게 보아왔으나 그렇게도 짧고 어처구니 없고- 그러면서도 싸움의 진리를 여실하게 드러낸 것은 드물었다. 받고 차고 찢고 고함치고 욕하고 발악하다가 나중에는 피차에 지쳐서 쓰러져버리는- 그런 싸움이 아니라 맞고 넘어지고 항복하고- 그 뿐이었다. 처음도 뒤도 없이 깨끗하고 선명하여 마치 긴 이야기의 앞뒤를 잘라버린 필름의 몇 토막과도 같이 신선한 인상을 주는 것이었다. 그 신선한 인상이 마침 영화관을 나와 그 길을 지나던 현보와 남죽 두 사람의 발을 문득 머무르게 하였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두 사람이 사람들 속에 한 몫 끼여 섰을 때에는 싸움은 벌써 끝물이었다.(259쪽)

“졌다.” 짧게 한마디에 그것으로 싸움은 끝나버렸다. 나는 우연히 이 장면을 보고 받은



궁금하여 여관 노파를 찾으니 신식 여자들은 겉만 보아서는 알 수가 없다면서 행동이 맘에 들지 않았나 보다. 식비를 치뤘느냐 묻자 지갑에 푸른 지전의 돈이 불룩하더라며 백만장자의 아들을 척척 끌어들이는 여간내기가 아닌 듯하다고 했다. 그는 김장로의 아들로 얼마 전 춤을 청한 놈팡이인데 그와 그렇게 쉽게 교섭이 될 줄을 몰랐다.
우울하고 불쾌하고 미칠 듯도 한 며칠을 지났고 마음만이 아님 그녀와 몸을 섞은 이후로 추잡한 병까지 생겨 용변을 볼 때 괴로움은 견딜 수가 없었다. 불측한 방법으로 마련한 여비는 치료비에 쓰여지고 우연히 들른 바에서 김장로의 아들을 만나게 되어 술을 한 잔 하게 되었다.
그는 지갑을 털리는 비싼 흥정에 응했으나 그것보다도 몸의 병으로 허구헌 날 병원에 다니는 것도 창피하나 맥주가 직효라 하여 날마다 와서 켰으나 언제나 몸이 개운해질지 모르겠다고 쓴 웃음을 짓는다.
나는 난처한 표정으로 그의 술잔을 받아들었다.
* 낱 말 풀 이
1. 주렴(珠簾) ; 구슬 따위를 꿰어 만든 발.
2. 장골(壯骨) ; 기운이 세고 큼직하게 생긴 뼈대. 또는 그런 뼈대를 가진 사람.
3. 오돌지다 ; ‘ 오달지다’ 의 잘못. 허술한 데가 없이 야무지고 알차다.
4 욱박다 ; ‘윽박다’ 의 잘못. 을러대어 몹시 억누르다.
5. 뽀라 ; 포럴poral. 가는 심지실과 굵은 장식실을 강한 꼬임을 주어 하나로 엮어 만든 실을 사용하여 평직으로 짠 천.

참고 자료

이효석, 장미병들다, 문학과 지성사,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