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석의 돈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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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의 돈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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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 ｢돈｣


* 낱 말 풀 이

본문내용

이효석, ｢돈｣
우리 밖 네 귀의 말뚝 안에 얽어 매인 암퇘지는 바람을 맞으면서 유난히 소리를 친다. 말뚝을 싸고도는 종묘장 씨돌은 시뻘건 입에 거품을 품으면서 말뚝의 뒤를 돌아 그 위에 덥석 앞다리를 걸었다. 시커먼 바위 밑에 눌린 자라 모양인 암퇘지는 날카로운 비명을 울리며 전신을 요동한다. 미끄러진 씨돋은 게걸떡거리며 다시 말뚝을 싸고돈다. 앞뒤 우리에서 응하는 도야지들 고함에 오후의 종묘장 안은 들썩한다.
반시간이 넘어도 여의치 않았다. 둘러싸고 보던 사람들도 흥이 식어서 주춤주춤 움직인다. 여러 번째 말뚝 위에 덮쳤을 때 육중한 힘에 말뚝이 와싹 무지러지면서 그 바람에 밑에 깔렸던 도야지는 말뚝의 테두리로 벗어져서 뛰어 났다. (124-125)

식이는 달포 전에 돼지 씨를 받으려고 종묘장에 왔었으나 성공하지 못해 오늘 또 왔으나 여전히 돼지가 너무 어린 탓에 씨돝이 달려들면 식이의 암퇘지는 기겁을 하고 도망을 갔다.식이도 너무 어린 짐승에게 가혹한 일을 하는 것 같아 측은한 생각도 들었으나 첫 여름 감자가 나오기 전까지 이 돼지에게 제일기 세금과 식이 가족의 생활비가 들어있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었다.
농가에서 도야지를 일 년 동안 기르면 세금뿐만 아니라 잔푼돈의 가용 돈을 벌 수 있어 이만한 부업이 없었다. 푼돈을 모아 지난여름 암 수 돼지 두 마리를 샀으나 한 달이 못 되어 수놈은 죽고 나머지 암놈을 여섯 달 애지중지 기르니 겨우 암퇘지 티가 났고 달포 전 피돈 오십 전을 내고 읍내 종묘장에서 씨를 받았으나 성공하지 못해 분이 나 있던 때 이웃집 분이가 어디론지 도망을 갔다.

참고 자료

이효석, 돈, 문학과 지성사,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