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는 나무의 유전자를 갖고 있다] 박후기 비평

소개글

<종이는 나무의 유전자를 갖고 있다> 박후기 비평

목차

1. 서 론
2. 사람을 사물에 빗대어 이해하기
3. 사물을 사람에 빗대어 이해하기
4. 사람과 사물이 동화된 경우

본문내용

1. 서 론
서점에서 박후기의 시를 건성으로 몇 편 훑어보고 나는 실망했었다. 이를테면 <순대를 먹으며>같은 시를 보고 그랬다. 일상에서 비롯된 가벼운 감상을 낡고 싱거운 비유로 표현한 것처럼 보였다. <스파클 생수>나 <땅콩> 같은 시들 역시 시인의 폭넓은 관점이 오히려 깊이를 얕게 만든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 그래서 발표 주제로도 삼지 않았다. 하지만 첫인상이 항상 그 본모습과 맞아떨어지지는 않는 것처럼 박후기의 시집도 예상과 다른 내면을 갖고 있었다.
그의 시에는 농촌의 풍경과 가난한 삶과 슬픈 죽음이 있다. 시를 읽고 있으면 무채색의 그림 한 점을 보고있는 느낌이 든다. 사진을 찍듯 시인은 자신이 살아온 삶의 단면을 차분하게 짚어낸다. 덕분에 독자도 시인을 이해하기 위해 억지로 애쓸 필요가 없다. 시인처럼 한 걸음 물러나 너무 매만져 무뎌지고 둥그스름해진 슬픔을 한번 더 쓰다듬는 일이면 된다.
어떤 면에서 그의 시는 쉽다. 은유와 상징이 시인만이 풀 수 있는 암호가 아니라 독자와 교감하고 독자를 깨우는 역할에 충실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앞에서 언급한 시들에선 깊이 없음으로 보였지만 시인은 끊임없이 감정을 사물에 빗대어 그것을 살아나게 하고 사람을 사물에 빗대어 비로서 온전히 이해하고 있다. 이를 통해 시집 속 작품들을 대략 세가지 방식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사람을 사물에 빗대어 이해한 경우, 사물을 사람에 빗대어 이해한 경우, 그리고 사람과 사물이 동화되어 나타난 경우이다. 몇 편의 작품을 통해 이 같은 시인의 의식을 자세히 살펴보려고 한다.

2. 사람을 사물에 빗대어 이해하기
시는 은유와 비유를 그 장르적 특성으로 하고 있다. 어느 시인의 시에서든 그것이 독보적인 표현기술이라고는 할 수 없다. 그런데도 박후기의 시에 나타난 비유의 방식에 초점을 맞춘 것은 시인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모두 이를 중심으로 드러난다고 보기 때문이다. 우선 사람을 사물에 빗대어 이해하려는 시인의 의식이 드러난 시를 살펴보자.

참고 자료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