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글
오늘날 유사 이래로 가장 객관적이고 과학적이라고 자부하는 현대 사회 속의 우리들은 왜곡되고 바꿔진 사실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는 일 없이 오히려 사실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민족주의는 이미 사회 전반에 뿌리 깊게 작용하여 우리의 사상과 의식 구조를 지배하고 있으며 우리는 이미 민족주의라는 색안경을 쓰고 그것에 의해 보이는 대로 판단하고 사고하는 것이다. 베네딕트 앤더슨은 자연스럽고 그 실체가 있는 것처럼 보이는 민족주의에 대해 선행 연구와 역사 속에서 보이는 여러 가지의 객관적 사실을 토대로 민족주의에 대해 ‘상상의 공동체’, 즉 민족주의는 오래 전에 자연적이고 당위적으로 발생한 것이 아닌 급격히 변화하는 서구 사회의 시대적·사회적 상황 속에서 그 한계를 보인 기존의 사상과 가치를 대신하기 위한 인위적 창조물이라는 개념적 정의를 내리고, 그 기원과 형성 배경, 민족주의가 지역별로 흡수되어 정착하는 양상을 전개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선행 연구와 개념의 반영, 그 지역이 처한 상황, 전파와 흡수, 변형의 이유를 객관적으로 제시함으로써 우리가 민족주의의 실체를 이해하는데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목차
없음
본문내용
오늘날 우리에게서 나타나고 있는 민족주의의 양상은 여러 가지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고 있고, 그 부정적인 영향은 우리 사회의 전반적 부분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 자주 의식을 고취하여 일제에 맞서 독립 운동을 전개하고, 해방 이후 국가 수립과 역사 서술을 위하여 사용된 민족주의가 마치 예전 우리가 기아를 이기기 위해 도입했던 황소개구리나 베스와 같은 외래종처럼 급속히 퍼져나가 결국 우리의 의식 구조를 장악하게 된 것이다. 이는 외국인에 대한 이유 없는 우월감, 거부 의식 등 작은 것부터 외국인에 대한 법적·제도적 차별, 외국인 노동자 문제, 국제 사회에서 종종 벌어지는 주변 국가와의 역사적·문화적 이슈 등 실로 다양하다. 따라서 우리가 균형적 시각을 유지하고 국수주의로 변모한 민족주의의 부정적인 면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보완, 민족주의적 관점에 의해 쓰여진 역사 교과서의 수정 등에 앞서 민족주의의 실체에 대해 접근할 필요성이 있고,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내용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실로 클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최근의 연구 성과를 통해 우리도 민족주의에 대해 바르게 이해하고 실천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것은 아직 이 사회가 자정의 여지가 있으며, 앞으로 더욱 발전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여지는 부분이다. 물론 이러한 노력은 끊이지 않고 계속 이루어져 궁극적으로는 지배 담론으로써의 민족주의를 극복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민족주의의 실체에 대해 관심을 갖고 바르게 이해할 때, 우리는 미래를 향해 한걸음 더 나아가는 것과 동시에 현대를 이해하는 균형잡힌 시각을 갖게 될 것이다.
참고 자료
main te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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