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유전자 - 직립보행, 인류의 기나긴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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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꼬리가 없는 두 다리를 가졌다는 점에서 참 기묘하다. 인간은 250종이 넘는 영장류 가운데 유일하게 두 발로 걷는 영장류이기도 하다. 인간의 여러 가지 특징, 큰 뇌와 도구를 사용하는 행위 등은 직립보행으로의 행동 양식의 변화가 가져다 준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직립보행으로의 변화는 해부학적 변화를 일으킨다고 생각하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다. 많은 화석들을 비교해 본 결과 두개골과 척추의 모양과 위치가 재조정 되거나 척추, 골반 그리고 여러 군데에 붙은 근육들이 바로 해부학적 변화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와 맞물려 치명적 약점들이 생기게 되었다. 그 치명적 결함들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는데 바로 직립보행으로 생겨난 약점들이라는 것이다.
그 중 첫 번째 결함은 출산과정에서 겪는 산모의 고통이다. 묘기라고 할 정도의 과정으로 출산을 하게 되는데 이는 진화과정에서 나타난 일종의 타협이라고 볼 수 있다. 진화는 항상 아쉬운 기능을 향상시키는 땜질식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기존의 골반 형태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 결함의 두 번째로는 요통을 들 수 있다. 인간의 80%이상은 살면서 요통을 겪는다고 한다. 이는 역시 진화의 방향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문제다. 초기 인류의 조상의 척추는 원래 아치형이었지만 최소400만 년 전부터 척추가 s자형으로 진화했다. 이와 같은 변화 때문에 더욱 많은 인류가 요통을 호소하게 되었지만, 자연선택의 법칙을 거부하면서(요통을 가질 수밖에 없게 된 진화)까지 척추가 변화한 것은 분명히 두 발 보행에 대한 강한 선택압력이 있었을 것이다. s자형 척추는 두 발로 서서 몸의 균형을 유지하거나 이동할 때 에너지 면에서 매우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다음으로는 탈구 현상을 예로 들 수 있다. 자연의 최고 걸작품들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는 무릎은 인체에서 가장 쉽게 손상되는 부위이기도 하다. 전후좌우로 움직일 수 있게 설계 된 무릎은 한쪽 다리에서 다른 한쪽으로 하중을 옮길 수 있게 했다. 하지만 걷거나 뛰었을 때 골반이 다리에 영향을 끼치는 이른바 측방압을 가하게 되는데 이는 필연적으로 무릎의 규형을 무너뜨릴 수 있게 된다. 이 역시도 직립보행을 선택하게 되면서 생긴 치명적 약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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