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규 소설 핑퐁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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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규 소설 핑퐁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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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퐁>은 박민규의 세 번째 장편소설이다. 계간지 <창작과 비평> 여름호의 광고는 그를 ‘문제 작가’로 소개한다. <핑퐁>을 통해 박민규를 처음 접한 독자라면 이 광고 문구를 한국 문단에 등장한 궤변론자와 같은 존재에 대해 출판계에서 드러내는 우려의 표명쯤으로 오해하며 작가와 작품에 대한 부적응을 드러내겠지만, ‘신동엽 창작상’, ‘한겨레 문학상’ 및 ‘문학동네 작가상’ 수상으로 대변되는 그는 독창적인 실험정신을 지닌 작가로 평가받는다. 타이슨 선수가 경기 도중 상대방 선수의 귀를 물어뜯는 장면을 보고 소설을 쓰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다는 그는 소설 작법이나 작가들의 기존 관행을 전혀 모른다고 말할 정도로 정형화된 글쓰기에 물들지 않은 인물이다. 기괴한 상상력으로 비장한 내용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하는 그의 저력은 이번 소설에서도 변함없이 드러난다. 이전 작품들에서 미국의 제국주의적 양상 및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부터 밑바닥 인생에 대한 따스한 시선에 이르기까지 인류사(人類事)에 대한 이야기를 두루 다루었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그 인류 자체에 이야기의 초점을 모은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를 포함하여, 지금의 인류는 숨가쁘게 돌아가는 현대 사회 속에서 심리적으로든 시간적으로든 스스로를 돌아볼 여유를 빼앗긴 채 살고 있다. 성찰의 여유가 없는 만큼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세상에 대해서도 무감각한 태도로 일관하며, 무엇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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