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에게는 손자가 없다.

소개글

창작과비평 2009. 작품집의 단편작품 김연수의「신에게는 손자가 없다」에 대한 감상문.

목차

없음

본문내용

김경욱-신에게는 손자가 없다.
‘십만원권 자기앞수표 일곱장, 금 거북이, 위스키 세병, 홍삼 세트 세 개……’가 아닌 ‘동네 지적도와 인근 아파트단지 상세도, 학생신상카드, 입주민 주차스티커 발급대장’을 훔쳐가는 사람은 대체 누구일까? 라는 궁금증에서부터 소설은 시작된다. 그런 행동을 하는 이유는 뭘까? 정신이상자? 아니면, 좀 더 치밀하고 잔인한 범행을 계획하는 범죄자?
몸이 아픈 손녀 한명과 살고 있는 사내는 정신이상자도 범죄자도 아니다. 또래 남자 아이들 에게 성폭행을 당해 정신적인 고통을 겪고 있는 그의 손녀를 위해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것뿐이다. 그런데 그런 몹쓸 인간들에게 할 수 있는 복수라고는 고작 그들 소유의 자가용에 소주병으로 만든 폭탄을 던지는 일이다. 사내는 참 어수룩하고 여린 사람이다. 그리고 사내는 신을 믿는다.
그러나 한 아이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고서도 자신들의 입장만을 위해서 뻔뻔하게 행동하는 인간들에게 신은 벌을 주지 않는다. ‘벌이 없으면 죄도 없다’ 사내가 반복한 말이다. 신이 존재한다면 직접 그들에게 벌을 주어야 마땅한데, 오히려 고통을 받는 사람은 사내와 그의 손녀이다. 어쩌면 신은 존재하지 않을 지도 모른다. 존재 한다고 하더라도 그 신은 적어도 약자의 편은 아닐 것이다. 세상을 살다보면 정말 공평하지 않은 일들이 너무도 많다. 누가 보아도 바보 같을 정도로 착하고 어수룩한 사람은 늘 당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늘 이런 소설을 읽을 때면 가슴 한구석이 아프고 허전하다.

참고 자료

2009,창작과비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