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의 종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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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의 종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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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지 하늘색 바탕에 쓰인 ‘신분의 종말’이라는 글자가 무언의 자유를 말해주는 듯하다. 잠시지만 그것이 가능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로 ‘신분의 종말’ 이라는 것을 들었을 때에는 혁명적이고, 전투적인 느낌이 들었는데 표지를 보니 또 다른 이미지의 ‘신분의 종말’이 그려졌다. 이런 설렘을 가지고 책의 첫 장을 폈다. 책은 총 9장으로 나누어져있었다. 이름 없는 무질서, 권력 남용의 현주소, 나는 인정받고 싶다, 섬바디의 신화, 섬바디 신화의 해체, 존엄성의 모색, 멸시의 해부, 노바디 혁명의 심오한 제목들은 빨리 책을 읽고 싶은 나의 욕구를 이끌어내었다.
첫 장. 당신은 섬바디인가? 노바디인가?를 묻고 있었다. 무슨 말인지 처음에는 이해할 수 없었다. 글을 읽으며 그것이 특별한 자인지, 아무것도 아닌 자인지를 묻고 있는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세상에 특별한 사람과 특별하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사회복지에서는 모든 사람이 동등한, 존중받아야 한다 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을 그렇지 않음을 눈과 귀로 확인하고 있다. 필자가 지적한 "무슨 일을 하십니까?” 라는 말 속에 얼마나 날카로운 비수가 감추어져있는지 나조차도 생각해보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런 말을 한 적도 있었다. “너희 아빠 뭐하시니?”, “남자친구 뭐해?” 등등……. 사회복지에서 평등과 인간 존엄성이라는 것을 가장 기본으로 배운 내가 그런 말을 했다니 부끄럽지 않을 수 없었다. 필자의 말처럼 그 질문에 대한 대답에 다라 존경 여부를 결정하진 않았지만 나 또한 신분주의를 몸에 지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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