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글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분석한 글입니다.
대학 졸업할 때 졸업논문용으로 작성한 것입니다.
나름 독특한 방식과 체계적인 분석을 시도했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목차
1. 문제는 무엇으로 시작하는가?
2. 문제를 어떻게 이야기 하고 있는가?
2.1 「뫼비우스의 띠」
2.2 「칼날」, 「우주 여행」, 「난쏘공」, 「육교 위에서」, 「궤도 회전」
2.3 「기계 도시」, 「은강 노동 가족의 생계비」
2.4 「잘못은 신에게도 있다.」, 「클라인씨의 병」
2.5 「내 그물로 오는 가시고기」, 「에필로그」
3. 문제의식을 잘 드러내고 있는가?
3.1 도대체 `중간자`들은 어디로 사라졌는가?
3.2 문제해결의 방법은 적절한가?
4.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 70년대, 전태일의 죽음, 난장이의 죽음, 영수의 사형선고
본문내용
「칼날」에서 펌프집 사나이로부터 난장이를 구제한 것은 바로 신애이다. 신애는 이미 언급했다시피 외적으로는 정상인이나 내적·정신적으로는 난장이에 더 가깝다고 인식하며 현실적으로도 그러한 존재이다. 윤호 역시 마찬가지이다. 윤호는 지섭과 교유하면서 `못 가진 자`의 현실을 직접 목도하면서 스스로 `비정상인`에 가까워지고자 노력하는 인물이다. 이들을 `중간자`적 존재로 설정한 것은 이미 앞에서 논의된 바이다.
그런데 문제는 난장이의 죽음으로 맺어지는 `못 가진 자`의 1차적 패배이후 이들 중간자의 흔적을 발견할 수 없다는 것에 있다. 신애와 같은 경우는 경제적으로도 이미 난장이에 가까워지고 있었으므로 자신의 현실에 쫓겨 다닐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작가가 많은 기대를 불어넣고 있는 윤호의 행태는 엄밀히 말해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비록 주변의 `가진 자`들의 낭비와 타락에 경멸을 보내고 있지만, 그 역시 `가진 자`로서의 면모를 크게 벗어나고 있지는 않다.
아이들을 끌어들여 이해시키기 위해서는 『노동수첩』을 끝까지 읽어줘야 하고, 노동자들이 인간으로 받는 대우를 하나하나 열거해야 하고, 현장 설명을 구체적으로 해야 하고, 그곳 하늘 빛을 세세히 묘사해야 하고, 그들의 식탁과 잠자리를 이야기해야 하고, 고용주와 피고용인이 갖는 힘의 불균형과 그에 의한 분배를 말해야 하고, 노동운동의 역사를 들춰야 하고, 불편한 잠자리에서 고향 꿈을 꾸다 일어나 앉는 어린 소년소녀 노동자들의 얼굴표정을 설명해야 한다. 윤호는 단념하고 이야기를 끝내버렸다.(pp167)
위에서 묘사하고 있는 것이 노동운동에 헌신하기로 한 윤호의 활동이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작품 텍스트 어디에도 윤호가 노동현장을 직접 경험하고 함께 고통을 맛본 적은 없다는 사실이다. 그러면서도 노동자들의 실상과 『노동수첩』을 언급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
뿐만 아니라 윤호는 자신이 경멸해 마지않던 `가진 자`들의 후예들의 타락한 파티에 동조하며 거기서 경애를 단죄하지만 스스로를 단죄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마지막까지 윤호가 노동의 현장으로 뛰어드는 모습은 보이지 않느다.
참고 자료
조세희,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성과 힘, 2003
김병익, 「역사에서 분노 혹은 각성의 눈물」, 조세희『시간여행』
김병익, 「난장이, 혹은 소외집단의 언어」, 『상황과 상상력』, 문학과지성사
조세희, 『시간여행』, 문학과 지성사, 1983
황광수, 「노동문제의 소설적 표현」, 『민중, 노동 그리고 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