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파니핑크 감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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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파니핑크 감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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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시간’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시간’은 ‘사랑’을 더욱 가깝고 정열적으로 만들어 주기도 하지만, ‘사랑’이 멀어지고 소원하게 만드는 역할도 한다. 영화 ‘파니 핑크’에서는 주인공의 친구 ‘오르페오’가 아주 명쾌한 해답을 준다. “항상 ‘지금’이라는 시간만 가져라”
그건 단순히 ‘사랑’뿐만 아니라 ‘인생’에 적용할 수 있는 명제이기도 하다. 우리는 항상 과거와 미래를 보다가 현재를 놓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모든 ‘현재’는 ‘과거’로 회귀하고, 우리가 예측하고 계획했던 ‘미래’는 ‘현재’로 회귀한다. 모두 유기적인 순환 고리를 이루고 있지만 정작 우리는 그걸 단절된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 큰 문제다.
영화 ‘파니 핑크’의 원제는 ‘Keiner Liebt Mich`, 영어로는 ’Nobody Loves Me`이다. 제목에서부터 주인공 ‘파니 핑크’의 외로움을 가장 간단하고 정확하게 묘사하고 있다. 여기서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계속 나오는 ‘해골’의 형상들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정신분석학자인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인간의 기본적인 본능을 생의 본능인 ‘에로스’와 죽음의 본능인 ‘타나토스’로 설정하였다. 즉, 영화 내내 등장하는 ‘해골’의 이미지는 주인공이 끊임없이 갈구하는 ‘에로스’와는 상반된 ‘타나토스’의 이미지를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은유적인 이미지 외에도 주인공의 차 유리에 죽어있는 비둘기의 이미지와 ‘스스로 결정하는 죽음’이라는 모임이 주인공의 ‘타나토스’적인 성향을 나타내어 주는데, 모임에서 주인공은 ‘죽음’에 대한 체험을 하며 관을 짜기도 하고 거기에 들어가 땅에 묻히기도 한다. 얼핏 보기에는 ‘죽음’을 가볍게 대하고 악취미적인 행동으로 보여지지만 그건 오히려 간접적으로 ‘타나토스’와 조우하면서 상대적으로 더 강하게 ‘에로스’에 대한 욕구를 증가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볼 수도 있다. 강렬하게 ‘에로스’적인 삶을 살다가 그것에 대한 좌절감과 실망감을 느꼈을 때 극단적인 방법으로 ‘타나토스’적인 삶을 살게 되는 이치와 비슷한 것이다. 주인공은 ‘에로스’적인 삶을 살기 위해 이웃에 사는 ‘오르페오’에게 사랑의 조언을 얻기 위한 시간과 돈을 아낌없이 바치면서도 ‘타나토스’의 메타포인 ‘관’을 침대처럼 사용하는 아이러니한 모습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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