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과 관련한
- 최초 등록일
- 2009.05.15
- 최종 저작일
- 20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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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음수와 음수를 곱하면 양수가 된다는데, 그냥 그렇다고 외우기만 했을 뿐, 그 이유를 생각해 보지 못했다. 음수끼리 더하면 여전히 음수인데 왜 곱하면 양수가 될까? 생각해 보면, 곱이 양수가 되는 것은커녕 음수끼리 어떻게 곱할 수 있는지도 이해하기 어렵다. 음수와 음수의 곱은 도대체 무엇일까?
음수를 이해할 수 있는 쉬운 방법 가운데 하나는 아마도 금전적 이익을 양, 금전적 손실을 음으로 생각하는 방식일 것이다. 그런데 이 방식은 음수의 덧뺄셈을 설명하는 데는 좋지만, 곱셈이나 나눗셈을 다루는 데는 오히려 방해가 된다. 일례로, 소설 <적과 흑>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작가 스탕달(Stendhal, 1783-1842)은 자전적 소설에서, “1만 프랑의 빚과 5백 프랑의 빚을 곱하면 어떻게 5백만 프랑의 이익이 된다는 말인가?”라고 썼다. 음수와 음수의 곱이 양수인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당대의 지식인 가운데 한 명인 스탕달이 이 정도였으니, 음수에 음수를 곱해서 양수가 된다는 사실을 선뜻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았음을 짐작할 수 있다. 사실 무리수보다 음수가 더 늦게 발견됐으며, 음수의 연산을 보편적으로 받아들인 것이 무리수를 받아들인 것보다 나중인 것을 보면, 음수에 대한 거부감 내지는 공포감이 얼마나 심했는지 알 만하다. 희대의 천재로 손꼽히는 파스칼(Blaise Pascal, 1623-1662)조차 “놀랍게도,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4개를 없애도 여전히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라고 자신의 책에 써놓을 정도였다.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라고 말한, ‘파스칼의 원리’를 발견한, 세계에서 처음으로 계산기를 만든 그 파스칼이 말이다. 음수 곱하기 음수가 양수라는 것은 문헌 상으로는 7세기 인도의 수학자 브라흐마굽타(Brahmagupta, 598–668)가 처음 밝혔다. 그렇지만, -3이 2보다 작은데 어떻게 -3의 제곱이 2의 제곱보다 크냐는 반론이 1000년도 더 지난 18세기 유럽에서 버젓이 상식처럼 통용되기도 하였으니, 음수에 음수를 곱한 것이 양수라는 사실에 대한 저항이 만만치 않았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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