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형도전집 - 입 속의 검은 잎 외
- 최초 등록일
- 2000.10.28
- 최종 저작일
- 20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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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들어가기
2. "지나간 기억 중에 애틋한 것이 있는데 그것을 추억하는 일은 언제나 코끝이 찡해."
⑴ 유년시절Ⅰ, 【 엄마 걱정 】
⑵ 유년시절Ⅱ, 【 달밤 】
3. "왜 문득 두려워지는 줄 알아? 끊임없이 삶을 갈구하여도 니 주위를 공기처럼 맴도는 운명의 어두운 냉기가 가끔씩 너를 휘감기도 하거든."
- 폐쇄공포증, 벗어날 수 없는, 참을 수 없는 현실의 갑갑함
: 입 속의 검은 잎
본문내용
죽음은 솔직히 두려운 대상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죽는다는 것에 대하여 공포감을 느끼게 마련이다. 더욱이 그러한 죽음이 내 주위를 빙빙 맴돌고 있다고 느낀다면, 죽음이 너무도 가까이 다가왔음을 깨닫게 된다면 얼마나 두려움에 몸서리를 칠 것인가! 이 시는 기형도의 요절과 관련하여 마치 자신의 죽음을 예언한 듯한 내용을 담고 있어 화제가 되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 시가 지닌 환상적이고 몽환적이며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제외하면 이 시를 읽고 느낄 것은 그다지 많지 않다고 생각을 했다. 시보다는, 산문에, 라디오 드라마 시나리오에 가까운 극적 장치들. 나름대로의 의미를 띤다고 하여도 먼저 느껴지는 것은 애써 드라마틱한 구조를 취하고 있다는 것. 그러나, 어쨌든, 숨가쁘게 목을 조아오는 공포감의 현실을 재현하고 있다는 것은 무척 특이하고 훌륭하다고 느껴진다.
동참하지 못한 자로서, 함께 가지 못한 자의 죄책감은 늘 택시를 타는 등의 혼자만의 시간에 슬며시 나타나 나를 괴롭히므로. 죄책감은 죽음에 대한 공포감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들과 함께 하지 못했던 것도 죽음에 대한 공포 때문이었고, 지금 자신의 그러한 죄책의 대가 또한 죽음이라고 생각하기에 마찬가지로 두려워할 수밖에 없다. 애써 벗어나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그것은 의례적인 것일 뿐 그는 이미 죽음의 세계를 가정하고 있다. 그는 마땅히 죽을 수밖에 없다고 이미 생각하고 있으면서 겉으로는 발버둥을 치는 척 한다. 그것은, 최소한 태어난 삶에 대한 양심이자 예의일 것이므로. 어디든 가야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사실은 갈 데 없는 택시 안에서 어차피 벌판과 황혼을 지나야 한다. 입 속의 검은 잎을 두려워하나, 두려울 그뿐, 그는 죽음의 세계를 접하면서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벗어날 수 없으므로 호들갑떨지 않을 것이다.
참고 자료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