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그 여름, 사랑할 수 있는 존재가 된 소녀의 이야기 청소년문학 20년, 사계절출판사가 선정한 제15회 사계절문학상 대상 수상작
열여덟 살 여름, 소녀 ‘신시지’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고 누구와도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 지금의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고, 한 번씩 지독하게 싫어질 때도 있다. 왜 그렇게 되었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알 수 없다. 그냥 그렇게 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소년 ‘얼’을 만나면서 시지의 고요한 세계는 급격히 변화하기 시작한다. ‘내가 조금 더 좋은 사람이라면 좋았을 걸 그랬어, 네가 거기 있다고 생각하면 나는 가슴이 두근거려, 나는 왜 네 마음에 들지 못했을까, 나는 이렇게 심장이 터질 거 같은데 어떻게 이게 아무것도 아니니.’
어른들은 청소년기를, 청소년의 사랑을 ‘다 지나가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청소년기의 사랑이 가볍고 풋풋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소년아, 나를 꺼내 줘』는 여름이 언젠가 끝난다는 것을 잘 안다고 해서 그 열기가 견딜 만해지는 것은 아니며, ‘누구나 한 번쯤 겪는 고통’의 무게가 지극히 상대적이라는 태도로 청소년의 사랑을 그린다. 그렇기에 상대에게 가닿지 않는 ‘사랑’에서 자신을 잃지 않는 소녀의 모습은, 무엇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시기를 견뎌 내는 청소년의 모습과 겹쳐 보인다. 책의 제목과 달리 사랑을 시작하고 끝낼 기회를 ‘소년’에게 넘겨주지 않은 채, 오롯이 소녀의 힘으로 ‘의미 있는 짝사랑’을 완성하는 『소년아, 나를 꺼내 줘』는 ‘왕자가 나타나 잠든 공주를 깨우는’ 이야기에 익숙한 독자들을 눈뜨게 하고, 한국 청소년문학에 새로운 파장을 일으킬 것이다.
18살 풋풋한 여고생의 짝사랑의 감정이 담긴 소설책이라 가벼운 마음으로, 술술 읽어 나갔던 책이다. 하지만 ‘이얼’ 이라는 짝사랑 상대인 남자 아이의 감정이 함께 공유되는 내용이 아니라, 오로지 ‘신시지’ 여고생의 입장만 담겨있다는 것이 독특했고 또한 그 마음의 변화가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다르게 표현된다는 것도 신선했다.
책을 보면 시지는 그래도 화목한 가정 안에서 살고 있는 친구라는 생각이 들었다. 초반에 엄마가 집에 있는 시지에게 전화를 걸어 같이 대학로를 놀러가자고 말하는 대목이 있는데, 그걸 보며 나는 좀 의외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내가 고등학교 때 엄마와 많이 친하게 놀러다니지 않아서 그런지 그런 통화 내용이 따뜻하고, 건강한 가족이구나 라는 생각을 갖게 했다. 시지가 집 밖으로 나가지 않아 노력하는 엄마의 모습이 좋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