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글
차범석의 희곡 <나는 살아야 한다>, <산불>, <학살의 숲>을 중심으로 분석하여 작가가 바라 본 전쟁과 그로 인한 고통과 폐해, 그리고 이데올로기로 인한 분단 상황 등 작가의 분단 인식을 살펴본 글.
목차
I. 서 론
Ⅱ. 본 론
1. <나는 살아야 한다>(1959)
2. <산불>(1962)
3. <학살의 숲>(1976)
Ⅲ. 결 론
본문내용
<나는 살아야 한다>에서는 6.25 전쟁을 직접적으로 다루지 않고 전쟁으로 인해 팔과 다리를 잃은 상이군인을 내세운다. 동시에 전쟁을 통해 피폐해진 마을과 마을 사람들의 유, 무형적 상처를 그려낸다. 따라서 상이군인의 고통과 좌절은 개인의 것으로 국한되지 않고 전쟁을 통해 피폐해진 마을 사람들, 그리고 전쟁을 겪은 민족 전체의 문제로 승화된다. 결국 작가는 이데올로기 대립의 양상을 직접적으로 다루지 않고 그로 인해 절망하게 되는 민초들의 삶에 초점을 맞추면서 동시에 간접적으로 이데올로기 문제를 드러내는 소박한 분단 인식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산불>에 오면 이러한 작가의 분단 인식은 그 깊이를 더한다. 좌우익의 이데올로기에 편향적인 시선을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작가는 좌우 이데올로기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물 규복과 아무 것도 모르는 순진한 마을 사람들을 통해서 이데올로기의 허구성을 폭로하고 이에 더 나아가 인간의 원초적 애욕의 문제에 대한 성찰을 보여주고 있다.
<학살의 숲>에서는 그러나 이전의 작품들과 달리 강한 반공 의식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극의 초반부에서는 앞선 작품들과 같이 소외된 민초들의 삶과 그들의 이데올로기에 대한 무지를 통해 이데올로기의 허구성을 드러내는 듯 보였으나 이후 공비들의 잔악성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또한 기존의 여러 반공극의 양식적 방법들을 사용하면서 균형을 잃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상에서 차범석의 작품에 드러나는 분단 인식이 소외된 자들의 입장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차범석의 분단 인식은 분단 희곡사에 있어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것은 아마도 현실의 거울로써의 희곡이라는 작가의 작가관과 무관하지 않을 터이다.
참고 자료
1차 자료
<나는 살아야 한다>, 『껍질이 째지는 아픔 없이는』, 正信社, 1960.
<산불>, 『한국희곡문학대계4』, 韓國演劇社, 1976.
<학살의 숲>, 『학이여, 사랑일레라 : 차범석 제4희곡집』, 어문각, 1982.
2차 자료
김재석, 「반공극의 구조와 존재 의미」, 『1950년대 희곡연구』, 새미, 1998.
명인서, 「차범석 연구」, 『한국희곡작가연구 : 김호순박사 정년퇴임기념논총』, 태학사, 1997.
무천극예술학회 편, 『차범석 희곡 연구』, 국학자료원, 2003.
이미원, 「차범석과 사실주의」, 『한국현대극작가연구』, 연극과인간, 2003.
이미원, 『한국 근대극 연구』, 현대미학사, 1994.
이승희, 「풍속도의 개방성과 보수적 휴머니즘의 세계: 차범석」, 『1960년대 희곡연구』, 민족문학사연구소 희곡분과, 2002.
차범석, 「무엇을 어떻게 쓸 것인가」, 『현대한국문학전집9』, 신구문화사, 19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