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과학]기술과 특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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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명품 전시회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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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역에 위치한 KOEX 태평양관에서 열리는 대한민국 학생 발명 전시회 및 전국 교원 발명품 경진대회를 찾아갔다. 집밖으로 한 발자국 떼기도 힘든 무더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와있었다. 한 나라의 경제발전과 기술발전의 정도는 특허 출원 건수를 통해 알 수 있다는 교수님의 말씀을 떠올리며 전시회 안의 북적임이 바로 그런 특허에 대한 관심의 직접적인 반영인 것 같아 전시회장에 발걸음을 들여놓는 순간부터 내 마음은 기분 좋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전시회에서 보낸 이후의 시간은 그런 내 마음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대한 민국 학생 발명 전시회’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전시회는 학생들의 발명품을 전시했다는 걸 이미 눈치 챘었지만, 중고등학생은 물론이고 초등학생들의 발명품까지 전시되어 있는 것을 보고 놀랐었다. 내가 생각했던 학생이란 대학생이나 대학원생이었기 때문이다. 시각마다 다른 소리를 내는 시계나 간격이 조절되는 빗처럼 작지만 예리한 관찰력과 아기자기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작품에서부터 휴대용 문서 뷰어처럼 혀를 내두르게 하는 기술 집약적인 작품까지, 그리고 장애인을 위한 필기도구처럼 가슴 뭉클하게 하는 따뜻한 마음씨가 담긴 작품까지 내 나이 밑의 학생들의 발명품에 대한 범위와 수준은 넓고 깊었다.
시각마다 다른 소리를 내는 시계를 그 초등학교 아이는 어떻게 구상했을까. 집에 있다가 ‘지금 몇 시냐’는 어머니의 질문과 그런 질문을 받은 아들로서의 당연한 도리를 다하기 위해 주위의 시계를 찾다가 ‘시계를 안 봐도 시간을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란 생각이 실마리였을 것이다. 사실 이 작품은 그 실용성에선 의문의 여지가 있지만(예를 들면, 각 시간 별로 다른 소리를 기억하는 것도 상당히 번거로운 일이고, 시계를 보지 않고 시간을 알려면 시계 소리가 커야 할텐데, 그것은 새로운 불편을 낳게 하는 게 아니겠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생활의 작은 부분을 놓치지 않고 그 어려움을 해결하고자 생각하고 몸을 움직이는 등 최선의 노력을 하였다는 사실에 진정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등학교 2학년이 만든 간격이 조절되는 빗도 마찬가지다. 어머니나 누나의 힘들여 빗질하는 일상의 모습에 대한 예리한 관찰의 산물인 이 작품은 시각마다 다른 소리가 나는 시계의 경우처럼 예리한 관찰이 빛나기도 하였지만 그 실용성의 가능성에서 시계보다 훨씬 높았다는 면에서도 내 관심을 끌었다. 실제로 간격이 조절되는 빗을 보는 사람들(대부분이 여자였다)은 만져보고 직접 빗질까지 하며 대단한 반응을 보였다. 투박하고 약간 무거워 보이는 외형에 약간의 수정이 가해진다면 상당한 수익률을 올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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