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감상문]가네시로 카즈키의 플라이, 대디, 플라이를 읽고
- 최초 등록일
- 2006.08.05
- 최종 저작일
- 20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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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가네시로 카즈키의 <플라이, 대디, 플라이>를 읽고 쓴 독서감상문입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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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몽골에서는 씨름에서 이긴 사람만이 하는 독특한 몸짓이 있다고 한다. 이름하여 ‘매의 춤’이다. 가네시로 카즈키의 <플라이, 대디, 플라이>에는 그 춤을 추는 장면이 인상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두 팔을 수평보다 약간 높게 들어올려 일단 멈춘 다음, 다음 순간, 약간 무릎을 굽히더니 마치 날갯짓이라도 하는 것처럼 두 팔을 모래사장을 향해 뿌렸다. 발 아래의 모래를 날려 보낼 듯한 힘찬 움직임이었다.” 그물에 걸려 발목이 잡혀 있던 신청옹(나그네새)이 줄을 끊고 힘차게 날아오르는 장면도 이와 비슷할 성싶다. 일상이라는 덫에 걸려 신음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몽상하고 있을 법한 ‘비약에의 꿈’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 춤을 출 수 없다. 현실이라는 모래판에서 우리는 늘 패배자였다. 남들 보기에 멋진 한판승부를 벌이다 무릎을 꿇었다면, 그나마 나았으리라. 일상이라는 씨름꾼과 붙게 되면, 이미 샅바싸움에서 승부가 나고 말았다. 처절한 패배와 굴욕만이 주어질 뿐이다. <플라이, 대디, 플라이>의 스즈키 하지메가 그랬다. 마흔일곱 살의 샐러리맨인 그이는, 모든 게 평범하기 짝이 없는 삶을 살고 있었다. 그나마 특별한 게 있다면, 아내와 딸이었으며, 이들을 보물처럼 여겼다. 만약 누군가 가족을 해치면 목숨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스스로 다짐해 왔다. 하나, 막상 일이 벌어졌을 적에 그이는 무력했다. 샅바를 잡을 시간도 없이 모래판에 내동댕이쳐진 것이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7월 9일 평소대로 퇴근해 집에 돌아온 그이는, 무언가 불길한 예감에 사로잡힌다. 집 안에 아무도 없었던 것이다. 휴대전화 메시지에 딸이 다쳤다는 내용이 남아 있는 것을 확인하고 병원 응급실로 달려갔다. 중학교 시절 프로덕션에 스카우트된 이력이 있는 딸이 배와 얼굴에 심한 매질을 당했다. 가해자로 보이는 측이 상황을 설명했지만 이치에 맞지 않았고, 오히려 위협적이고 강압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거칠게 항의했지만 반응은 냉소적이었다. 그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병원 복도에 퍼질러 앉아 굴욕감을 되씹는 것뿐이었다. 다음날 위로금이랍시며 돈다발이 든 봉투가 전달되고, 입원비는 영수증대로 처리해 주겠단다. 가해자의 신상도 며칠 지나 텔레비전을 보다 알게 된다. 전국 고등학교 체육대회 권투부문에서 3연속 우승을 노리는 녀석으로 부모는 둘 다 유명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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