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글
파르메니데스의 철학을 분석하고 후대 철학에 미친 영향을 조명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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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파르메니데스는 두 가지 점에서 이전의 철학자들과 구별된다. 첫째로, 파르메니데스는 사유의 대상과 존재를 동일한 것으로 보았다. 둘째로, 그는 사유만을 진리에 이르는 유일한 길로 인정하면서 경험적 감각세계를 부정했다. 이러한 전제들로 새로운 철학체계를 완성함으로써 그는 고대 그리스 철학에 전혀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하며 신선한 화두들을 던져주게 된다. 그렇다면 이 두 가지 특징들에 대해 각각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자.
파르메니데스의 철학에는 중요한 기본전제가 있는데, 이는 ‘사유의 대상과 존재는 동일하다.’라는 명제다. 파르메니데스는 단편3에서 직접 이를 언명하고 있다. 또한 단편6에서도 파르메니데스는 동일한 명제를 부연하고 있다. 파르메니데스에 따르면 말해지고 생각되어지는 것은 존재하지 않으면 안 되는데, 왜냐하면 그것들이 존재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때 파르메니데스가 말하는 ‘사유’의 개념을 명백히 해야 하는데, 이 지점에서 그의 철학의 두 번째 특징이 드러난다. 파르메니데스가 말하는 사유는 순수사유이다. 그것은 감각경험을 엄격히 배제한 것이며 성격상 감각경험과 대립관계에 있다. 따라서 그가 말하는 ‘사유의 대상’이란 감각경험의 대상들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의 사유대상은 순수사유의 대상들이며, 고도로 추상화된 관념들, 예컨대 ‘존재’, ‘비존재’와 같은 것들이다. 따라서 파르메니데스가 사유대상과 존재의 일치를 말할 때, 그것은 추상관념들과 존재의 일치를 뜻하는 것이다.
그는 철저히 정신 안에 있는 추상적인 관념들에서 철학을 시작한다. 여기서 그리스 철학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게 되는데, 철학하는 방식에서 역전이 일어난 것이다. 기존의 철학에서는 일단 감각으로 주어진 것들로부터 시작하여 사유를 통해 세상을 설명하고 철학을 이루어내고자 했다. 이에 비해 파르메니데스는 거꾸로 사유에서부터 철학을 시작하며, 더 나아가 사유를 일차적인 것으로 보고 이에 맞지 않는 감각세계는 단호하게 부정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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