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이범선의 몸 전체로

소개글

작가 이범선은 1920년대에 출생해 청년기에 6.25를 겪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몸 전체로>는 여느 작품보다도 전쟁의 참혹성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전쟁으로 인한 황폐화된 모습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대신 타락한 사회에 타락한 방식으로 적응해 가는 하숙집 주인을 보여주고 전쟁과 비뚤어진 자본주의를 독자들에게 고발하고 있다. 전쟁으로 인해 한 인간의 의식의 변화 양상을 현재와 과거를 대비해 보여주고, 가혹한 현실과 인간의 대립을 통해 다시 일어나 살려고 하는 인간의 의지를 권투라는 행위를 통해 나타냈다. 하숙집 주인이 아들에게 가르치는 권투는 바로 현실에 대항하는 현실과의 싸움이고, 살고자 하는 의지인 것이다. ...............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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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 “너무 가깝습니다.”(중략)
“지금 그 거지와 나의 거리가 말입니다. 지고 물러나 앉으면 그 순간부터 그대로 거지니까요.”
하숙집 주인은 보이지 않는 전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지고 물러 날 것인가. 정신 차리고 일어날 것인가. 지고 물러나 앉으면 자신도 다른 이에게 손을 벌려야 하는 거지꼴이 되어버린다. 하숙집 주인은 자신을 향해 손을 벌려 구걸하는 거지를 끝내 외면해버리고, 자신도 거지가 되지 않으려면 피를 흘리는 아들에게 다시 일어나서 쳐오라고 윽박지르듯 비정하고 독해져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아들에게 비뚤어진 사회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비뚤어진 방법뿐이라는 것을 가르쳐주는 부정은 끝내 몇 년 동안 잃었던 미소와 함께 눈물을 보이게 된다.
 “(중략) 밤길을 가다가 제일 무서운 것은 사람을 만났을 때라고요... (중략) 저는 아무리 생각해도 그 말이 이해가 되지 않더군요. (중략) 그런데 이번 육이오사변에 비로소 그 말뜻을 깨달았습니다.”
전쟁 이전의 하숙집 주인은 밤길 가다 사람을 만났을 때의 두려움을 알지 못했다. 그러나 딸의 죽음으로 확인한 현실의 냉혹함으로 지식인이었던 하숙집 주인조차 전쟁 직후 급격히 변해버린 세상에 서서히 적응하고 정글과 같이 약육강식의 논리가 지배되는 사회에 적응하기 쉽도록 자신의 아들을 피를 흘리면서도 악착 같이 달려드는 권투를 룰 없이 가르친다. 6.25를 기점으로 대비되는 하숙집 주인의 모습은 처절하게까지 느껴진다. 그런 주인과 아들의 권투를 지켜보는 [나]는 주인에 대해서 가혹하다거나 몰인정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주인을 바라보는 시선의 온기는 작가가 하숙집 주인을 바라보는 시선과 동일할 것이다. 다시 말해 작가는 비정하게 변해버린 하숙집 주인을 비판하는데 주안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주인을 그렇게 변하게 만든 전쟁과 비뚤어진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것이다. 하숙집 주인을 비정하게 변하게 만든 사회를 고발하고 비판하면서 인간미 넘치는 연민의 시선으로 하숙집 주인을 바라본다. [내]가 본 하숙집 주인은 전쟁과 급변해버린 사회에 대한 희생자일 뿐이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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