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소설] 이태준의 '우암노인'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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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은 이태준의 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주제 중 하나이다. 작가 이태준은 인생의 뒤안길에서 세상의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고 할 수 있는 소외된 노인들의 삶에 대해 탐구하고 새롭게 조명했다. 사람은 누구나 늙기 마련이고 또 죽음이란 숙명을 받아 들여야만 하는 존재다. 그런데 이 늙는다는 것과 죽는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 인간인 이상 그것은 외롭고 고통스런 일이다. 이태준은 이처럼 노화와 죽음을 수용해야 하는 인간의 말년의 심리를 파헤치고자 하였다. 결국 늙는 것과 죽는 것도 삶의 일부이며 외면하기보다는 수용해야 할 대상이기 때문이다.
<우암노인>의 주인공 우암노인은 소설의 표현대로 한다면 '칠십이 불원(不遠)한 노인'으로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인물이다. 그런데 그는 다른 노인들처럼 노년기를 속 편하게 수확의 시기로 받기만 하며 살 수가 없다. 왜냐하면 그에게는 늦게 얻은 소실과 어린 자식이 딸려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는 이들에게 죽기 전에 무언가 남겨 줘야 한다는 책임감과 미련을 동시에 갖고 산다.
이러한 이유에서 그는 죽음은 물론 죽음을 닮은 어둠조차 못 견뎌 한다. 어둠은 그에게 껌껌한 무의식의 세계를 연상시켜 그를 참을 수 없이 갑갑하게 만든다. 그는 이러한 억압적인 어둠을 '짐생'으로 표현한다. 죽음에 대해 잊어버릴 만 하면 기습하여 죽음을 일깨워주는 소름끼치는 공포인 어둠을 짐승에 비유한 것은 매우 적절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빛은 우암노인에게 있어 살아 있음을 확인시켜 주는 이미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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