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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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3년의 휴학에도 복학을 허용해 주는 특권을 받은 후 새 학기를 시작하던 때였다. 지금까지의 공백 기간으로 인한 긴장감 때문인지 혹은 은근슬쩍 코를 간질이는 봄바람 때문이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느 교양 수업에서 들었던 ‘마르케스’라는 작가의 이름이 귀에 자꾸 맴돌아 조만간 그의 책을 읽어보리라 마음을 먹었더랬다. 하지만 5개월가량 지났을 무렵 나는 그를 까맣게 잊고 있었고, 친한 친구로부터 생일선물로 책 한권을 받았다. 책을 받아들면 으레 그렇듯이 표지부터 뜯어보며 투박하다고 해야 할지 아니면 세련되다고 해야 할지 모를 디자인에 신기해하다가 ‘가르시아 마르케스’라는 여덟 자를 보고 적잖이 놀랐다. 언젠가 읽어보겠노라며 다짐할 때는 언제더니 까맣게 잊고 있었냐고 책망하는 듯이 그가 나를 찾아온 느낌을 느꼈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선물 받은 그 날부터 다음날 저녁까지 틈틈이 시간을 내어 책 한권을 다 읽어버렸다. 그 책이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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