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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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1월, 대한민국 전체가 G20이라는 행사를 맞아 청사초롱을 밝히며 우리나라도 세계 경제 강대국에 올라섰다는 흥분의 도가니에 휩싸였을 때 나는 장하준 교수의 책을 처음 들어보았다. 모두가 칭찬하며 대단한 업적을 이룬 것처럼 여기던 G20정상회의를 비판하는 그의 의견이 화제가 되고 있었던 것이다. 그 당시 나는 G20 정상회의의 일환인 Business Summit의 운영요원으로써 학교 수업을 모두 공결 처리한 채로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출퇴근하며 일하고 있었다. 그 당시 나는 일개 대학생 신분으로써는 거의 만날 수 없는 경제계의 유명 인사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었다. 단순히 삼성, 현대 등 한국 대기업의 총수가 아닌, 세계의 굵직굵직한 기업들의 CEO들이 한데 모여 회의를 하는 장소에서 일을 했으니 말이다. 그러한 자리였으니 만큼 회의 준비도 거창하게 치러졌고 일하는 내내 나는 워커힐 호텔의 소유주이자 대기업 sk의 회장인 최태원씨가 행사를 챙기는 모습, 이명박 대통령의 기조연설, 영국 총리, 독일 총리 등 G20에 참여하는 전 세계의 리더들 또한 볼 수 있었다.
Business Summit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 회의, 그리고 G20정상회의는 근본적으로 자유무역을 찬성하는 강대국들의 모임이었다. 폐회 연설에서 들었던 영국 총리의 발언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었는데 그는 그 자리에 모인 세계의 CEO들에게 ‘우리는 자유무역을 추구해야 하며, 자유무역이 없이는 경제의 흐름이 없을 것이다. 우리가 입고 있는 옷조차 여러 나라에서 모인 단추와 옷감 등이 인도에 있는 노동력과 결합하여 교통수단을 통해 지금 우리에게 온 것이니만큼 서로에 대한 의존과 무역 없이는 경제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라는 취지의 연설을 했다. 이러한 연설을 듣고 세계 경제 정상들이 모인 회의장의 뒷자리에 앉아 그들의 토론 내용을 들으며 나는 과연 이들의 말이 절대적으로 옳을지, 그리고 현재의 경제 위기를 해결할 능력을 과연 CEO들과 정상들이 창출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이러한 나의 의문점은 해결되지 않았고 시끌벅적한 축제 분위기 속에서 G20 정상회의와 Business Summit은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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